강제적 종교 교육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이지선(여, 28, 인천)씨가 지난달 말 가족을 만나러 간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15일째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실종 전 신변보호요청을 받은 이씨의 지인은 바로 인천 서부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다.
하지만 사건을 접수한 서부경찰서 측은 이번 실종 사건을 가족문제로 치부하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실종 피해자 이씨는 부모와 다른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수년 전부터 상습적으로 폭행과 협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경찰의 수사 행태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11일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실종 사건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강피연)는 “인권유린 사건에 대한 경찰의 미온적 대처로 피해자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강피연 측은 경찰청장을 향해 “개종교육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납치·폭행 등의 범죄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며 “일선 경찰들이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는 실태를 철저히 조사해 신속하게 사건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강피연에 따르면 해마다 100여명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들은 전국 경찰서 앞에서 개종교육의 피해 실태를 폭로하는 사진전을 열고 있다.
강피연 장주영 대표는 “전국적으로 경찰서 앞에서 (개종교육) 피해 사진전을 열며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피해실태를 알리고 있다”며 “그러나 경찰 측은 ‘수사 중이니 기다리라’는 말만 할 뿐, 늑장 대응과 미온적인 태도로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피해 사례를 발표한 임진이(여, 22)씨는 구리 C교회에 의해 자행된 납치·감금 사건도 구리경찰서의 미온적인 수사로 진행이 더뎌 심적인 고통이 크다고 토로했다.
강피연은 성명을 통해 ▲인천 실종사건의 철저한 수사 ▲구리 C교회의 감금·폭행 피해자 임진이씨의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강피연은 경찰청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서울 대검찰청과 전국 지방경찰청 등에서 시위 및 기자회견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