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로 인한 아열대성 서식종도 발견
“생물다양성 지켜낼 수 있는 대응 필요”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한려해상·태안해안국립공원에 사는 야생생물이 9년 전보다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해 한려해상국립공원과 태안해안국립공원을 대상으로 자연자원조사를 실시한 결과, 공원 내에 사는 야생생물 종류가 10년 전보다 78%와 105%로 각각 증가했다고 10일 발표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확인된 동·식물의 종수는 4383종으로 2005년에 조사된 2461종에 비해 78%가량 증가했다. 태안해안국립공원은 3572종으로 10년 전인 2005년에 조사된 1741종에 비해 105% 이상 늘었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중 Ⅰ급인 풍란, 흰꼬리수리, 매 등 4종과 Ⅱ급인 백양더부살이, 꼬마잠자리, 기수갈고둥 등 20종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은사시나무, 한국강도래, 우베도라치 등 118종의 한국 고유종도 발견됐다.

아열대성 기후에서 서식하는 무늬박이제비나비, 부채메꽃버섯 등 9종도 발견돼 이들 해상국립공원에도 기후변화와 관련된 생태계 변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추정됐다.

태안해안국립공원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노랑부리백로와 Ⅱ급 대청부채, 표범장지뱀 등 총 16종이 발견됐다. 특히 대청부채는 대청도, 백령도 일원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종으로 향후 서식지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공단은 “표범장지뱀, 닻무늬길앞잡이 등 일부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남획, 탐방객 출입, 주변 개발 등의 위험요소들로부터 지속해서 노출되고 있다”며 “태안해변길을 중심으로 서양금혼초, 가시박, 돼지풀 등 외래생물이 유입되면서 고유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공단은 두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국내 미기록종 버섯류 52종에 대해서는 ‘유전자의 본체(DNA)’ 분석, 해외 유사종 대조 작업 등을 통해 정확한 종을 기록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용석 국립공원연구원장은 “한려해상·태안해안 국립공원은 해양과 육상의 생태계가 어우러진 생물다양성의 보고이며, 한반도 생태축의 중요한 거점”이라며 “해양성기후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지역으로 기후변화로부터 생물다양성을 지켜낼 수 있는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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