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무총리실 브리핑룸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응 조치와 관련, 정부 대책과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 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메르스發 소비한파·경기위축 우려 확산 중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메르스發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추가경정 예산편성(추경)을 고려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주장에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 겸 경제부총리가 “현재 예산으로 충분”하다며 선을 그었다.

7일 오전 11시 최경환 부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대응조치 관련 브리핑에서 메르스 대응과 경기 위축을 고려한 추경이나 재정 확대 가능성을 묻는 말에 “(메르스를 위해) 추경을 하겠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관련 예산은 예비비나 재난관련 확보 예산이 많이 있다. 그 범위 내에서 충당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메르스가 좀 더 퍼지면 지난해 세월호 사태처럼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긴 하다”면서도 “그래서 1차적으로는 최대한 조기에 메르스 사태가 종식되게 노력하겠다”며 “만일 이런 사태로 인해 경제가 다소 위축될 우려가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대응 조치를 취함으로써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 우려는 일파만파

하지만 시장에서는 메르스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의 ‘소비 한파(寒波)’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메르스 발생 이후 2만여명의 관광객이 방한을 취소하고 대형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등 세월호 때와 같은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간 전세계적으로 일어난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인해 실물경제가 위축된 선례가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만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경제에 영향을 미친 경우는 세 차례가 있다. 2002년 11월 중국으로부터 시작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SARS)이 대표적이다. 당시 중국·홍콩에서 사스로 8096명의 감염자가 발생했고 사망자도 774명에 달했다. 세계은행은 사스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최대 500억 달러(55조원)로 추정할 정도로 경제적 충격도 어마어마했다.

2005년 신종인플루엔자,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도 대표적 사례다.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지역으로 확산한 에볼라는 60%에 달하는 사망률 때문에 전세계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세계은행은 이로 인해 3개국이 1억~8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지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고려하면 엄청난 규모다.

전문가들은 세월호의 여파로 인한 내수침체 여파에서 아직 자유로워지지 못했다는 점, 메르스 확산 시기가 휴가철 등과 맞물려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까지 국내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미하게 살아나는 소비심리에 기대를 걸고 있던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한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국내 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메르스로 인한 불안심리가 가중되면 내수 회복 속도가 더 더뎌질 것”이라며 “관광객 방한 축소, 소비 축소 등의 부정적 효과를 막기 위해서 정부가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들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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