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합종연횡(合從連橫)이란 BC 4세기 말 중국 전국시대의 최강국 진(秦)과 연(燕)·제(齊)·초(楚)·한(韓)·위(魏)·조(趙)의 6국 사이의 국가존망을 걸고 했던 군사외교 전술이다. 소진(蘇秦)은 우선 연에게, 이어서 다른 5국에게 연합전략전술을 설득해 6국을 종적(縱的)으로 연합시켜 서쪽의 강대한 진나라와 대결할 공수동맹을 맺도록 했다. 이것을 합종(合從)이라 한다. 뒤에 위나라 장의(張儀)는 합종은 일시적 허식에 지나지 않으며 진을 섬겨야 한다고, 6국을 돌며 연합할 것을 설득해 진이 6국과 개별로 횡적 동맹을 맺는 데 성공했다. 이것을 연횡(連衡)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진은 합종을 타파한 뒤 6국을 차례로 멸망시켜 역사상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대제국이 됐던 것이다.

지금 동북아의 군사외교적 현상을 살펴보면 북한, 중국, 러시아가 합종을 해 미국에 공격하려는 양상이라면, 미국은 한국, 일본과 연횡해 방어하려는 형국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의 외교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미일 3국 동맹을 통한 통합적 역할분담이지만, 한일관계가 과거사와 위안부 사과, 독도문제가 얽히면서 군사적 협력이 불가한 상황이므로 미국 주도의 합종이 불가해 차선책으로 개별적인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의 연횡으로 3국 간 군사협력체제를 유도해 북중러에 대한 봉쇄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입장에서는 북한과 러시아와는 합종을 유지하고, 개별적으로 한국, 일본과 연횡식의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의 군사적 블록화(합종)를 약화시키면서 북한과의 조중동맹(朝中同盟)을 앞세워 북미와 남북 간의 적대적 갈등을 관리해 동북아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전략이 들여다보인다.

21세기에 벌어지는 동북아 6국의 합종연횡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매우 위중한 전략전술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가안보라는 것은 최악의 경우를 염두에 둔 전략만이 유효한 상대적인 논리이다. 그렇다면 우리로서는 냉정한 안보실상을 직시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군사력을 증강시켜야 한다. 이스라엘식의 소강군(少强軍) 육성을 군사전략기조로 해 유사시 북한에 대한 선제적 공격을 한다는 방위전략으로 독자적인 공군력을 조기에 증강해야 한다. 그리고 ‘신(新) 율곡 10만양병설’이라고 할 수 있는 특수전부대를 양성함으로써 북한에 대한 결정적인 타격응징능력을 보유해야 한다. 국가안보에는 추호의 빈틈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금 우리는 국가안보를 위해 21세기 동북아에서 어떤 합종연횡의 생존전략일까 하는 질문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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