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후에 찾은 서울역 어디에서도 메르스 전염을 예방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시민들 “사람 많은 곳이어서 전염될까 불안해”
철도 측 “정부 지침에 움직여… 특별사항 없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2일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환자와 밀접 접촉해 격리된 사람은 789명이며, 잠복기가 지나 격리 해제된 사람은 30여명이다. 이들의 이동 경로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750여명이나 되는 격리자로 추정해 봤을 때 이동 경로의 범위가 방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메르스의 치사율은 사스의 4배 수준으로 40% 이상지만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감염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감염되면 치명적이지만 정확한 감염경로가 아직 밝혀지지 않아 시민들이 막연한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으로 연결된 공항철도가 이어지고 있는 서울역에는 메르스 감염 예방에 관한 별다른 대책이 없어 안전불감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동인구와 이용객이 많은 서울역에는 1·4호선, 경의선, 공항철도 등 총 4개 노선이 운행되고 있다. 1일 오후 기자가 찾은 4개 노선 어느 곳에서도 메르스 감염 증상과 대처요령을 담은 안내문이나 의심환자 대응요령 등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또 손 소독제를 비치하거나 소독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서울역사 내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역사 내부 2층과 3층 어디에도 메르스 전염을 예방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은 예방법으로 알려졌지만, 서울역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시민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으로 한정돼 있어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전문가의 조언에도 불안한 모습이다.

환전을 위해 서울역을 찾았다는 김현섭(21, 남,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씨는 “‘메르스에 전염될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착용했다”며 “정부에서 철저하게 검열하는 등 대응해 3차 감염자를 사전에 차단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역을 통과해 출퇴근한다는 김미자(52, 여, 서울시 동대문구)씨는 “서울역은 공항철도가 직통으로 연결돼 외국인들이 많이 다니고 있어서 감염자가 다닐까 무섭지만 먹고 살려면 다녀야지 어쩌겠느냐”며 “빨리 정부가 원인, 치료제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항철도 등 코레일 측은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 코레일 측은 “공항철도에 문의하라”고 전화를 돌렸다. 공항철도 측은 메르스 예방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정부의 지침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특별히 말해 줄 사항은 없다. 저희가 답할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코레일공항철도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1일 공항철도 평균 이용객은 지난해 17만 6258명이다. 또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서울역에는 10만 6300명의 이용객이 다녀갔다. 이처럼 많은 시민이 서울역을 거치고 외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과 접촉하고 있지만, 아무런 대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초기대응이 부실해 빠르게 메르스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정확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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