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함도를 관광하고 있는 많은 일본인과 외국인 모습 (사진제공: 서경덕 교수)
서경덕 교수, 강제징용 사실 동영상 만들어 세상에 알릴 터
日 세계유산 안내소 설치, 다양한 언어로 산업화 사실만 전해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일본 내 조선인 강제징용 시설이 세계유산으로 등록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 정부의 늑장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4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산하 민간자문 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는 이날 일본 내 산업유산 23곳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유네스코에 권고했다.

일단 ICOMOS의 등재 권고를 받으면 사실상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그동안 일본 정부가 추진했던 문화유산 중 ICOMOS의 등재 권고를 받았던 유산이 최종 단계에서 탈락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일본뿐 아니라 우리 정부도 주목하고 있는 실정이다.

ICOMOS는 메이지 시대 일본 산업혁명 유산인 23곳의 세계문화유산 가치에 대해 일본의 산업화에 기여한 점을 높게 평가했지만, 이 시설들 가운데 미쓰비시 조선소와 군함도(하시마 탄광) 등 7개 시설은 총 5만 8000여명에 이르는 조선인 강제징용과 연관된 곳이라는 데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양새다. 이에 우리 정부가 ‘강제징용 시설은 인류 보편적 가치를 침해한다는 점’을 들어 세계문화유산 등록 반대 논리를 펼치고 있지만 사실상 너무 늦은 대응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이렇듯 일본 정부가 메이지 시대 산업혁명을 이끈 주요 근대 산업시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상황에서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팀 이 군함도를 직접 조사한 결과를 지난 1일 밝혔다.

▲ 나가사키 시내 중심가에 설치된 ‘세계유산 안내소’ 홍보 부스 (사진제공: 서경덕 교수)
군함도의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일본에 방문한 서 교수는 “나가사키 시민뿐 아니라 군함도에 방문한 많은 관광객들은 조선인의 강제징용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군함도 배편을 운영하는 선박회사 직원 및 관광 해설사 역시 강제징용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군함도 관광 책자 및 간판 등에도 전혀 그런 사실을 밝히지 않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예약을 하지 않으면 좌석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일본인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았는데 강제징용 사실은 전혀 모른 채 일본 산업화에 감동을 받고 돌아간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현재 나가사키 시내 대형 서점마다 주요 자리에는 군함도 책자가 즐비하며, 시내 곳곳에는 대형 포스터가 부착되고 다양한 안내서가 비치돼 군함도 홍보가 전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나가사키 시내 중심가에는 ‘세계유산 안내소’ 홍보 부스가 설치돼 다양한 언어로 군함도 홍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도 강제징용에 대한 부분은 빠져있다.

이와 관련 서 교수는 “조선인 및 중국인의 강제징용 사실을 숨기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려는 일본 정부의 잘못된 움직임에 대한 동영상을 영어로 제작해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전 세계에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강제징용을 인정한 세계문화유산인 독일의 ‘촐페어라인 탄광’과 비교해 세계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제작할 것”이라며 “6월 중순 완성해 유네스코 산하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 위원들에게도 보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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