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24일 오전 일본대사관 앞에서 최근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노역에 동원된 근로정신대 할머니 7명에 대한 후생연금 탈퇴 수당금으로 1인당 99엔(한화 1300원)을 지급한 것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24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피해를 당한 근로정신대 할머니 7명에게 후생연금 탈퇴 수당금으로 1인당 99엔을 지급한다는 것과 관련해 크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마디로 언어도단이자, 또 한 번 피해자들을 농락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며 “무릎 꿇고 사죄해도 부족할 판에, 해방 64년 만에 99엔이라니, 우리는 이 자리에서 이를 정면 거부함을 밝힌다”고 반발했다.

또 이들은 일본정부를 향해 “한일협정에 의해 모든 문제가 끝났다면, 해방 64년이 되도록 현재 일본정부가 법무국에 공탁형태로 보관하고 있는 ‘약 4조 원대’의 노무자들의 미불임금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면서 “1965년 당시 한일회담 문서를 즉각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한국정부 역시 예외가 아니다. 어쩌면 이번 일은 자초한 것”이라며 “고령의 피해자들의 이런 비참한 꼴을 보도록 지금까지 가만히 손만 놓고 있지 않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날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양금덕(78) 할머니는 “내 청춘을 돌려 달라. 보상해라”면서 자리에 주저앉아 울분을 터드려 이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김성주(81) 할머니는 “어린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학교에 다닐 수도 있고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부모를 속이고 일본으로 건너갔다”며 “해방 후 월급을 왜 안주냐고 따졌지만 너희 나라에 가면 줄 거라고 했지만 64년이 지났어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김 할머니는 “일본에 갔다 왔다는 죄로, 일본에 가서 몸 버렸다는 죄로 신작로로 다니지 못하고 샛길로 다니면서 눈치만 보면서 살아왔다”며 “결혼해서도 위안부라는 것을 속였다고 얼마나 구박을 받고 살았는지 모른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여운택(88) 할아버지는 “2004년도에 일본 정부에서 후생연금을 지급한다 해서 신고를 한 바 67년 전 돈으로 316엔을 후송해왔다”며 “1945년에는 소 여섯 마리를 사고도 남은 돈이었지만 지금은 커피 한 잔 값도 안 된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그는 또 “우리의 슬픔과 억울함을 보면서 대한민국은 그동안 뭘 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늦었지만 한일협정 문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봉태 변호사는 “내년이 국치 100년이기에 한일양국이 후생연금 탈퇴 수당금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가 됐다”며 “한국 정부는 대책반을 마련해서 이 문제가 상식과 법의 논리에 따라 해결될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24일 오전 종로구 중학동 소재 일본대사관 앞에서 최근 일본 정부가 일제강점기에 강제노역에 동원된 근로정신대 할머니 7명에 대한 후생연금 탈퇴 수당금으로 1인당 99엔(한화 약 1,300원)을 지급한 것에 대한 긴급기자회견에서 양금덕(81) 할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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