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확산 추세… 사업 성공해야 원금 보상
경계선지능·경증지적장애 아동 등 100명 대상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서울시가 사회문제에 대한 예방복지를 강화하고 민간 참여를 유도해 재정 집행을 최소화하는 SIB를 아동복지사업에 처음 도입한다.

서울시는 정상과 지적장애의 경계에 있거나 가벼운 지적장애를 가진 그룹홈(소규모 공동생활 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사회성과연계채권(SIB·Social Impact Bond) 사업을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다고 1일 밝혔다.

SIB는 민간 업체나 시설이 공공사업에 먼저 투자해 성공하면 공공예산으로 보상하는 새로운 복지사업 모델이다. 2010년 영국 피터버러 시(市)가 단기 재소자들의 재범률을 낮추기 위해 SIB를 처음 선보인 이후 호주,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독일 등 예방 효과가 큰 아동·청소년, 청년 분야 등에 빠르게 확산 중이다.

민간이 진행한 사업이 성과를 냈을 때만 예산을 투입하기 때문에 행정비용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 등 투자자는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고 성공 시 원금과 성공보수까지 받을 수 있다.

서울시의 SIB 사업은 시내 62개 그룹홉에서 생활하는 경계선지능(IQ 71~84) 및 경증지적장애(IQ 64~70) 아동 100여명을 대상으로 시작한다.

이들은 지적장애는 아니지만 학습능력이 다소 떨어지는데 정서불안과 학습부진, 따돌림 등으로 인해 정신지체로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시설을 퇴소할 때 기초생활 수급자가 되는 비율은 일반 아동의 15배가 넘는데, 이는 개인의 불행과 일생에 걸쳐 큰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사업은 시가 선정한 총괄운영기관이 민간투자자와 사업수행기관을 통해 아동 교육에 나서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업이 끝나면 제3의 평가기관이 사업의 성공 여부를 평가한다.

사업 기간은 3년이며 정상범주(IQ 85 이상)로 올라온 경계선지능 아동이 32명을 넘으면 성공으로 판단한다. 시는 사업 성공 기준을 충족하면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가 3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사업에 성공할 경우 서울시는 사업비 10억원과 성공 인원에 따른 인센티브(최대 연 10% 이자)를 지급한다. 사업이 실패할 경우 민간 투자자는 원금을 회수할 수 없다. 시는 오는 15일까지 이번 사업을 총괄 운영할 기관을 공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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