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우 작가 문화칼럼니스트

 
스타벅스는 커피를 갈아 금으로 만드는 기업, 천 년의 커피 역사를 뒤집은 성공신화의 기업으로 불린다. 우리가 ‘별 다방’이라 부르기도 하는 이곳의 CEO는 하워드 슐츠다. 그는 가난한 트럭 기사의 삼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자 집안의 살림살이는 더욱 어려워졌다.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과 격려 덕분에 용기를 잃지 않았고, 나중에 성공하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는 미식축구 장학생으로 대학에 들어가면서 뉴욕 빈민가를 벗어날 수 있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복사기 판매 회사에 들어가 영업사원으로 일했지만 신통찮았다. 하루에도 수십 통의 전화를 돌렸지만 실적은 초라했다. 전화기 대신 고객들을 직접 만나는 영업방식을 취하면서 최고의 성적을 올렸고 부사장까지 되었다. 

슐츠는 스타벅스의 커피 맛에 빠져 스타벅스에 입사하고 싶어 했다. 스타벅스는 당시 지역의 작은 커피 체인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의 영업 스타일이 너무 공격적이었기 때문에 입사가 허락되지 않았다. 복사기 판매 사원 시절의 뚝심으로 일 년간 꾸준하게 찾아가 설득한 끝에 마침내 스타벅스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이탈리아 출장길에 이탈리아의 카페처럼 자유롭게 아늑한 분위기에 스타벅스의 커피 맛을 더하면 멋진 공간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스타벅스를 나온 그는 일 지오날레라는 회사를 만들어 독립했다. 200번이 넘는 투자 설명회 끝에 간신히 투자금을 마련해 스타벅스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고 오늘날의 스타벅스로 키워냈다.

슐츠는 직원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경영자로 유명하다. 그는 직원을 ‘파트너’라 부른다. ‘거느리고’ 있거나, ‘데리고’ 있거나, ‘부리고’ 있는 ‘아랫사람’이 아니라, 동등하게 대우받는 ‘파트너’라는 것이다. 정직원뿐 아니라 파트타임 직원에게까지 의료보험 혜택을 주고 인턴 과정이 끝나면 원두주식(Bean Stock)을 주어 주주로 참여하게도 한다.

그는 직원들과 어울려 점심 먹는 것을 즐긴다. 직원들과 마주 앉아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며 공감하고 소통한다. 이런 열린 태도 덕분에 직원들은 늘 그와 마주 앉기를 좋아하고 신뢰와 존경심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사장님 ‘모시고’ 밥이라도 먹으러 가게 되면, 부동자세로 서 있다가 사장님 앉기를 기다렸다가 서열 순으로 앉고, 숟가락 젓가락 챙겨 주고, 물 따라 주고 휴지 챙겨주고, 사장님 썰렁 개그에도 입속의 밥풀이 튀어 나올 정도로 허허 웃어 주어야 하는, 우리네들 직장 풍경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스타벅스는 작년부터 파트타임으로 주 20시간 이상 일하는 직원이 대학에 진학하면 학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현재도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있고, 앞으로도 대학 진학 직원들이 더 많이 늘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원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한다. 평소 “직원들이 회사와 더불어 발전하는 것이 최고의 기쁨”이라던 그의 말이 결코 빈 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

수많은 직장인들이 “고객님 사랑합니다”를 외치며 살고 있다. “고객님 사랑합니다” 하고 외치는 그들이야말로, 가장 먼저 사랑받아야 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첫 번째 ‘고객’이다. ‘내부 고객’이 행복해야, ‘바깥 고객’이 행복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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