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2명 추가로 발생해 국내 메르스 감염 환자는 첫 환자 발생 이후 8일만에 7명으로 늘었다. 28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관광객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환자 출국 관리 ‘비상’
초기 대응 미흡 도마
감염 확진자 속속 추가
非중동국가 중 최다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감염 확산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2차 감염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비판에 이어 메르스 의심 환자가 여객기를 타고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현재까지 발생한 국내 메르스 환자는 28일 오후 5시 현재까지 모두 7명. 첫 환자 발생 이후 8일 만이다. 5명 이상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나라는 비중동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문제는 빠르게 늘고 있는 감염 확진자 대부분이 2차 감염자라는 점. 첫 감염자인 A(68)씨로부터 전염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28일 새로 추가된 2명의 확진자 역시 A씨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거의 감기 수준의 전파력으로 속속 확산하고 있는 상황.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은 정부의 초기 대응 미흡을 지적했다. 그는 MBC 라디오 방송에서 “최초 환자가 발열 반응과 기침 증상으로 5월 12일 병원에 갔는데, 질병관리본부에서 이 환자의 검체를 수거한 것은 5월 19일”이라며 “그 사이에 이 환자가 병원 네 군데를 다니고, 급기야 진료 의사도 감염됐다. 보건당국과 의료기관의 대응이 미흡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메르스 감염자) 한 명이 들어왔는데, 이 사람을 초기에 잘 판단해서 완전 격리했으면 2차 감염이 안 되는데, 방심하고 몰랐기 때문에 2차 감염자가 추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이 격리 대상자의 발열기준 체온을 당초 38도에서 37.5도로 뒤늦게 낮춘 것도 뒷북 대응 논란을 낳고 있다.

메르스 감염 의심환자가 최근 중국으로 출국한 사실도 정부의 부실 대응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환자 접촉자인 K(44, 남)씨는 지난 26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K씨는 메르스 환자와의 밀접접촉으로 자가(自家) 격리 중이었다. K씨가 접촉했던 메르스 환자는 아버지로 국내 세 번째 확진자다. K씨의 누나는 네 번째로 메르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 K씨는 의심 증상이 나타난 뒤에도 10일가량 격리되지 않은 채 직장생활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현재 중국의 한 병원 1인실에서 격리 중인 상태다.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관련 브리핑을 한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이 의심환자가 항공편을 이용해 중국에 건너갔다고 설명했다. 해당 항공편엔 승무원을 포함해 모두 160여명의 탑승객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추가 감염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사무소(WPRO)와 중국 보건당국에 관련 사실을 공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메르스 환자 추가 발생과 의심 환자의 출국 사실과 관련해 “이 정도면 통제가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 정부의 전염병관리시스템이 통째로 구멍 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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