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확보에 자신감… 그룹 재건 가시화

8월중 인수 여부 최종 확정
타이어도 연내 재인수 목표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모태 기업인 금호고속을 되찾으면서 박삼구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 목표 달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제 그룹의 지주회사인 금호산업과 주력 계열사인 금호타이어만 인수하면 그룹 재건이 현실화되는 것.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26일 IBK투자증권-케이스톤 사모펀드(IBK펀드)가 보유 중인 금호고속 지분 100%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활용, 금호고속과 금호리조트 지분 48.8%를 4150억원에 재인수했다.

2012년 8월 금호고속이 IBK펀드에 3345억원에 매각된 지 2년 9개월 만에 되찾은 것이다. 인수 주체인 금호터미널은 계약금 500억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잔금은 정부의 기업결합 승인이 나오면 지불하게 된다.

금호터미널은 2013년 광주신세계로부터 광주종합터미널에 대한 임차보증금으로 받은 5000억원을 인수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재건의 첫 단추를 끼운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전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금호고속을 인수한 것도 현재 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을 인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하지만 2010년 금호그룹 워크아웃 당시 사재 3300억원을 투입한 만큼 여유 자금이 없는 상태다. 금호고속 인수에도 금호터미널이 보유한 자금으로 선금을 지급했지만 향후 잔금 결제에 차입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금호산업 인수전은 금호고속보다 덩치가 더 큰 만큼 많은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금호고속이 연간 500억원대의 흑자를 내는 기업인만큼 금호터미널의 금호산업 인수가 금호산업 평가가치를 더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박삼구 회장은 지난 27일 출근길에 “도와주는 분이 많다. 잘 준비하고 있다”며 금호산업 인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특히 금호산업은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지주사로서 그룹 재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금호터미널→IBK펀드→금호고속→금호리조트 등의 순서로 지분구조가 형성돼 있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지난달 28일 본입찰에 호반건설이 6007억원으로 단독 응찰하자 가격이 기대에 못 미친다며 유찰시키고 재입찰에 부치는 대신 박삼구 회장과 개별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채권단은 올 6월 중 삼일회계법인, 안진회계법인 두곳의 매각가치 산정 절차를 거쳐 7월부터 박 회장과 본격적인 협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8월 중에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만일 가격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이르면 8월 중 금호산업 인수가 확정된다. 반면 박 회장이 채권단이 제시한 금액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은 제3자와 수의계약을 진행한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소유하고 있는 금호타이어도 연내 지분 매각이 이뤄질 전망이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지분 42.1%를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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