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아찌아족, 세종대왕 만나러 광화문광장 방문

▲ 오세훈 서울시장과 찌아찌아족 대표단이 세종대왕상 앞에 설치된 훈민정음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님 감사합니다.”

그동안 문자가 없어 자신들의 말을 기록할 수 없었던 고통을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해 해소한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의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만났다.

찌아찌아족(바우바우시장 부부와 부족대표, 교장, 학생 등 9명)은 서울 방문 4일째를 맞은 23일 오전 광화문광장 지하공간에 마련된 ‘세종이야기’를 관람했다.

이들은 서울시와 훈민정음학회가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20일~26일 6박 7일간 공식 초청해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

세종대왕의 숭고한 민본사상이 살아 숨쉬고, 한글의 창제 과정과 세계적 가치를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세종이야기’에 방문한 바우바우시장 등 9명의 찌아찌아족 대표단은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 역사성을 직접 경험해 보며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한곳 한곳 자세히 살폈다.

아미룰 타밈 시장은 “그동안 부족 언어를 기술할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고통을 받았었는데 한글을 도입하게 돼 매우 감사하다”며 “다른 라틴 문자나 아랍문자는 정확하게 그 음을 기록하지 못해 의미가 달라지는 반면 한글은 의미 상실 없이 기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미룰 타밈 시장은 또 “한글은 배우기 쉬운 언어”라며 “한글이 로컬언어로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8월 22일부터 찌아찌아족의 한글교육이 시작됐는데 학생들의 75%가 한글을 유창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 광화문광장 지하에 마련된 ‘세종이야기’에 찌아찌아족 고등학생들이 ‘찌아찌아’라고 직접 작성한 종이를 벽에 부착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날 오세훈 시장과 바우바우시장이 22일 LOI(Letter Of Intent, 의향서) 체결 직후 찌아찌아족 대표단의 고등학생들이 한글로 직접 ‘찌아찌아’라고 작성한 종이를 벽에 부착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들이 작성한 한글은 향후 동판으로 제작해 서울시가 ‘세종이야기’ 내에 조성할 계획인 ‘찌아찌아 한글이야기’에 한글교재와 함께 전시될 예정이다.

이들은 이어 경복궁과 한옥 등을 관람하는 한편, 24일 한강전망대 관람과 지하철 9호선 탑승 등을 체험한다. 25일엔 서울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인사동, 남대문 등을 돌아보며 서울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26일 오전 인도네시아로 돌아간다.

오세훈 시장은 “문자를 함께 공유한다는 것은 보통 인연이 아니”라며 “글자를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문화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만들어갈 수 있다면 그것이 진정 의미 있는 인연이 아닐까 생각해서 이렇게 초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 광화문광장 지하에 마련된 ‘세종이야기’를 관람하는 찌아찌아족을 향한 취재열기. ⓒ천지일보(뉴스천지)
찌아찌아족 대표단은 수많은 취재진의 열기로 다소 긴장했지만 많은 관심에 기쁜 표정을 보였다. 비드리아나(16) 여학생은 “한국인의 열정과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놀라웠고, 세종대왕님의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 감동적이었다”면서 “앞으로 한국어를 더 공부할 계획”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방한 기간 중 서울시와 바우바우시는 문화예술교류와 한글의 보급 등의 사항에 상호 합의했다. 또 바우바우시 중심가에 서울문화센터 건립안이 검토되고 있다.

앞으로 양 도시 간에 한글로 맺어진 인연이 문화 예술로, 깊은 이해로 점차 발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 광화문광장 지하에 마련된 ‘세종이야기’ 관람을 마친 찌아찌아족 대표단.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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