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법요식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4년 만에 남북공동발원문도 발표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불기 2559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25일 오전 전국의 사찰에서 봉축법요식이 진행됐다.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행된 법요식은 광복 70주년 및 분단 70주년을 맞아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가 강하게 울려 펴졌다. 남북한 사찰에서 공동으로 봉독하는 남북공동발원문도 2012년부터 중단됐다가 올해 다시 법요식에서 발표돼 의미를 더했다.

종정 진제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내린 법어에서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등을 밝히고, 모든 이웃의 아픔을 같이하는 등을 밝히자”고 설파한 바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의 의미에 대해 “이미 만물이 부처의 성품을 갖췄으니, 무명의 어둠을 떨쳐내고 바른 마음과 노력으로 사람답게 살아가라는 축복의 순간을 열어주신 날”이라고 말했다.

또 분단 70주년을 기억하며 “스스로가 하나 되고자 하는 일심(一心)으로, 대화와 교류를 통해 신뢰를 쌓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봉축사를 통해 강조했다. 조계종은 공존, 상생, 합심을 통일의 3대 방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남북공동발원문은 “전쟁이 인간에 대한 최대의 악행”이라고 규정하며 “조국통일은 더 미룰 수 없는 민족 지상의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7.4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 10.4선언을 실천하는 것이 곧 자타불이(自他不二)이고 우리 민족이 평화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법요식 식순은 정결케 하는 의미를 담은 도량결계의식을 시작으로, 범종을 울린 뒤 삼귀의례와 우리말 반야심경을 다함께 음독했다. 이어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중앙종회의장 성문스님이 관불의식과 마정수기를 진행했다. 관불의식은 부처가 태어날 때 아홉 마리의 용이 씻어준 것을 기리며 어리석은 생각을 씻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뒤이어 헌촉, 헌향, 헌다가 이어졌다. 이 땅에 오신 부처께 촛불을 올리는 헌촉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헌향은 종교간 화합의 의미로 천도교 박남수 교령과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이 맡았다.

또 부처가 태어나 걸었던 7걸음을 의미하는 헌화 순서에는 7명의 다양한 각계 인사들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카만싱라마 주한네팔대사, 전명선 세월호가족대책위원장, 찰스 존헤이 주한영국대사, 김조광수 감독, 티싸 위제라트네 주한스리랑카 대사, 유흥희 기륭전자 분회장, 문명순 조계사신도회 부회장 등이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봉축사에서 세월호 사건에 대해 “생명이 우선한 사회를 향해 아직 한걸음도 제대로 내딛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김종덕 장관이 대독한 박근혜 대통령의 봉축 메시지는 “모든 것이 내 안에 있다는 부처의 가르침을 생각하면서 우리 사회가 통합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며 “정부는 오직 국민을 등불로 삼아 국민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정치권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참석해 헌화했다.

한편 이날 불자대상 시상식에서는 정연만 환경부 차관, 김현집 육군 사령관, 구본일 BTN불교TV 대표이사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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