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예비군 훈련, 중단이 답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미국·이스라엘 예비군, 꾸준한 근무훈련으로 전우애↑
한국, 열악한 시설서 구색 갖추려 의무적인 훈련 받아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제52향토보병사단 송파·강동 동원예비군 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자 국방부는 발을 동동 구르며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군의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으로 ‘예고된 인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치권은 근본적인 대책 수립 전까지 예비군 훈련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해 국민의 격분을 산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체계적이지 못한 예비군 제도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의 주최로 ‘예비군 훈련, 중단이 답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발제자로 참석한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은 “예비군 훈련을 좀 더 실효성 있고 하나의 부대로 통합되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신뢰가 있어야 안보의 바탕이 된다”고 강조했다.

미군 예비역 제도와 이스라엘 예비군 제도에 대해 발제한 양 선임연구위원은 두 나라와 한국의 예비군제도를 비교하며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양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미군 예비역은 사실상 ‘파트타임 병사’로 실제 동원할 수 있는 체제이며 2013년 기준 55만명 예비역 중 3만 9000명이 파병 나가 전쟁을 치렀다.

또 파병하지 않을 땐 꾸준히 근무훈련을 하며 부대원들끼리의 유대를 높인다. 훈련비로 하루 7만~8만원 정도 받는다. 그는 “이스라엘과 미국 예비군은 하나의 부대에서 통합성을 만들어 자주 훈련을 시킨다”며 “서로를 믿게 하고 전쟁 시 팀워크가 될 수 있도록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양 선임연구위원은 “전국에서 예비군이 제일 많이 들어왔다 나가는 곳이 사건의 현장인 52사단 송파·강동 동원예비군 훈련장이다. 이렇게 많은 인원이 드나드는데 사고가 안 난 것이 대단한 것”이라며 “이 문제로 전국의 예비군 훈련장을 흔들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문제의 핵심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는 국방부차원에서 정말 책임을 가지고 가야 한다는 것이 양 선임연구위원의 주장이다.

또 그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 총을 묶어 놓고 훈련을 하느냐. 전 세계적으로 사격훈련 흐름을 봐도 앉아서 총 쏘는 경우는 없다”며 “실제 전쟁터에선 나도 적도 움직이고 사선도 통제교관도 없이 섞여서 쏜다. 전쟁이 났을 때 실질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예비군으로 훈련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어떤 예비군이 그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겠느냐”고 한탄했다.

실제로 예비군들은 매우 열악한 교육 시설에서 구색을 갖추기 위한 장비로 의무적인 훈련을 받아 왔다. 훈련장에서 현역병 조교보다 예비군들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통제가 어렵다. 총기사고가 일어난 제52사단의 경우, 각 연대가 7~8만명을 예비군 자원을 관리해야 한다. 더구나 예비군들은 조교를 후배로 인식해 하대하는 경우가 많으며, 조교에게는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에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이날 노희준 육군본부 동원참모부장은 “현역 병력이 부족하더라도 1대 1로 조교를 배치하고 지휘활동을 강화하는 등 사격군기를 유지하고 안전시스템을 보강하겠다”며 “국방예산을 0.4%에서 1%로 올리긴 쉽지 않다. 훈련보상비만 수천억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또 그는 “장기적으로 예비군 훈련대를 설치해 육군 200여개 대대를 40여개로 통합, 권역화하고 과학화된 장비와 시설로 훈련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