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물샐 틈 없이 국경을 지키고 주야로 철저한 훈련과 무기의 준비로 국민들에게 평온과 발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우리 군대는 최고이자 최선의 방패막이다. 휴전 후 지금까지 그들의 노력으로 오늘의 발전을 이뤄왔다. 그런데 휴전기간이 너무 길었던 것일까? 우리가 전쟁 중이란 사실을 잠시 잊은 것인가? 절대로 빈틈이 보여서는 안되는 군대에 비리가 들끓고 있다.

우리 군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을 겪고 잠수함 공격에 대한 방어책의 하나로 최신형 해상헬기의 도입을 추진했다. 1조 3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되는 프로젝트를 세워놓고 도입하려고 하는 헬기는 개발조차 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제안서는 통과됐고 선급금이 합작사로 건네졌다. 더 가관인 것은 장비와 무기의 작동테스트를 확인하는 실무 평가조차 엉터리로 통과됐다는 것이다. 도입하고자 하는 헬기가 아닌 훈련경비행기가 투입되고 무기가 아닌 모래주머니가 장착되어 시험비행을 마치고도 실물평가가 완벽하게 작동한다는 보고서를 만들어 통과시킨 것이다.

천안함 사고 당시 총 104명의 승조원 중 46명의 사망 및 실종자를 만들어 냈다. 연안 해상을 경계하던 배가 갑작스런 공격으로 승선원의 절반가량의 병력을 잃어 버렸다. 제대로 공격 한번 못해보고 어이없는 피해를 당하고도 원인을 밝히느라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했다. 그리고 난 후 이러한 참극을 근절하고자 구축한 프로젝트가 엄청난 비용을 투입하면서 이렇게 엉터리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군 서열 1위부터 하급 담당자까지 나라를 생각하는 무기의 도입이 아닌 자신의 호주머니를 생각하는 무기의 도입이 됐다. 중간의 시험 및 평가는 자기 선에서 알아서 조작해 주고 엄청난 규모의 나랏돈을 쓰면서 작은 호주머니를 불리기 위해 전력질주를 한 것이다. 이미 영령이 된 선배이자 후배의 군사들의 희생은 염두에도 없고 이들을 믿고 있는 국민들을 버렸다.

100개가 넘는 평가 항목이 하나 같이 이러한 조작일 뿐인데 이러한 절차를 거쳐 도입되는 무기는 온전할 리가 없다. 연초부터 줄줄이 군 지휘자가 관련된 군대 납품비리가 이어지고 있다. 본보기가 되어야 하는 군 지휘관이 비리를 조장하고 조작하고 있고 군과 나라보다는 자신의 주머니 불리기에 연연하고 있음이 개탄스럽다.

전략상 필요하다면 마구잡이로 통과시키는 체계도 아닐진대 이러한 비리가 지속되는 것은 분명 절차상의 문제도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최신형의 무기도입이 문제가 아니라 군의 기강부터 바로잡아야 하겠다. 다른 무엇보다 철두철미한 체계와 기강이 우선돼야 함에도 사회 못지않은 비리가 만연하는 군대는 나라를 지키지 못한다. 예외 없는 조사로 원인을 분석하고 비리의 온상은 모두 쳐내야 한다. 또한 군대 비리 관련한 범죄에는 중형의 처벌로 아예 부정한 수단을 이용한 비리는 쳐다볼 생각조차 끊어버리도록 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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