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는 24일 오전 주일을 맞아 예배를 마치고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성일침례교회를 나서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신학대 편입 전도사 경력
“세상법보다 교회법 우선”
교회 비과세 정당성 주장

佛, 종교편향성 ‘맹신’수준
지명철회·사퇴 촉구 성명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개신교 편향’ 이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황 총리 후보자는 과거 교회 비과세의 정당성을 주장하는가 하면, 교회법이 사회법보다 우선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종교편향 논란을 산 바 있다.

불교계 시민NGO단체인 참여불교재가연대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바른불교재가모임은 최근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고 황 후보자에 대한 총리 지명 철회와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조계종 산하 조직인 대한불교청년회도 뜻을 같이했다.

◆독실한 개신교인 황교안 총리 후보자 과거는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는 과거 대표적인 공안 검사였으며,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사법연수원 수료 후 야간 신학대를 다녔다. 어린 시절에 나갔던 교회에서 전도사로도 활동했다. 법조계 개신교 모임인 ‘애중회’ 감사도 지낸 이력이 있다.

황 후보자는 2012년 펴낸 저서 ‘교회가 알아야 할 법 이야기’에서 “교회가 종합 부동산세를 내지 않는 것은 다행한 일”이라고 했다. 또한 교회의 비과세 범위 확대를 허용하지 않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 “지극히 잘못된 일”이라고 비난하면서 교회에 대한 비과세를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이 책에서 ‘종교법인 교회법과 세상법 사이에 충돌이 일어날 경우 어떻게 하느냐’는 물음을 던지면서 “기독교인들로서는 세상법보다 교회법이 우선 적용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이 이 세상보다 크고 앞서시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률상 세상법이 교회법보다 우선시하는 규정은 아쉬운 일”이라며 “국가나 법이 교회나 종교의 특수성을 전폭적으로 고려해 세상법의 적용을 자제해 주기를 바랄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2013년 장관 내정자 시절 법무부 장관이 특정 종교에 지나치게 치우친 것 아니냐는 편향 논란과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2004년 초 부산지검 동부지청 차장검사 재직시절 한 기독교 소식지에 쓴 기고문에서는 “재소자들을 기독교 정신으로 교화해야만 확실한 갱생이 가능하다. 재범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은 복음뿐”이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민영교도소인 ‘소망교도소’를 설립한 개신교 단체인 ‘아가페’에서도 활동했다.

▲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성일침례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출처: 뉴시스)

◆총리 지명철회·사퇴 목청 높이는 불교계

이에 대해 불교계가 강한 불만을 토로하며 총리지명 철회와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조계종 산하 전국 청년회를 대표하는 대한불교청년회는 지난 22일 ‘국론분열의 중심에 선 황교안 총리후보자의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는 성명을 냈다. 대불청은 “황교안 내정자는 종교 편향적이고, 투명사회의 시대적 소명에 역행하는 발언을 일삼아 왔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화합에 역행하고, 국론분열의 중심이 된 황교안 총리내정자의 지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참여불교재가연대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종교적으로 편향된 국가권력은 필연적으로 국민화합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며 “각 종교단체의 지도자들은 편향된 국가권력이 국민에게 미치는 정신적·사회적 해악을 통찰하고 이번 황 총리 후보자의 지명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종교자유정책연구원도 “황 후보자는 정부가 추진하려 했던 차별금지법 제정의 노력 등 인권향상을 위한 발자취를 찾아보기도 어렵고 공안통으로서의 경력에 충실했다”며 “정부는 종교편향에 의한 대립과 분열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 편향된 총리 지명을 즉각 철회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대통합을 실현할 총리를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불교재가모임은 “총리 후보자인 황교안 현 법무부장관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다양한 종교편향과 차별 사례를 가지고 있다”며 “독실한 보수 개신교 신앙을 가진 황 내정자의 종교편향성은 건강한 열린 신앙이 아니라 맹신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는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박근혜, 총리 후보로 황교안 지명. 독실한 보수 기독교 신앙을 가진 초강경 공안검사로 박근혜의 통치철학을 체화하고 있는 사람이다”며 “향후 국정운영의 방향이 가히 짐작된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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