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여야가 팽팽한 견제로 올바른 국정이 운영돼야 하는데 우리에겐 야당이 없다. 태생적으로 힘이 모자란 탓도 있겠지만 수시로 일어나는 내분에 제대로 힘도 써보지 못하고 있다. 당원들의 의견을 모아 선출된 대표마저 원로계파의 파워에 휘둘려 제 앞길도 가누지 못하고 있다.

새 정치를 위해 합당을 하고 이름까지 새로 걸고 시작한 제1야당의 현주소이다. 시작부터 분분한 내분이 가십이 됐는데 아직까지도 이를 극복하지 못했고 이러한 대내사정이 그대로 외부로 노출돼 야당 부재의 형국을 만들고 있다. 게다가 지난 4.29 재보선의 완패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네 탓 내 탓으로 다시 내분에 빠져버렸다. 이제는 주류·비주류의 싸움도 모자라 내년 총선의 공천권을 두고 난투를 벌이니 문재인 대표마저 정신이 혼미해 총체적인 무력증에 빠져 버렸다.

누구를 위한 야당인가, 무엇을 하기 위한 정당인지 목적도 명분도 분명치 않은 분쟁만 벌이고 있으니 이들의 역할에 의미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여당에 비해 부족한 의석을 가지고 있어 똘똘 뭉쳐서 정책을 고민하고 힘을 실어도 부족할 텐데 본업은 뒤로 하고 각자 입지만 세우고자 격쟁을 벌이니 어떠한 말로 포장을 해도 이들의 이야기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국민을 대변하며 국민의 행복을 위해 우선돼야 하는 것이 당의 정비이고 내분의 근절이다. 작금의 형국으로는 어떠한 혁신기구를 만들어도 당 내부는 물론 외부적으로도 올바른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논란의 근원은 그대로 두고 최고위의 합의로 기구를 구축하면 또 다른 파워를 만들어내는 기구의 출현으로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 국민들의 열망을 한몸에 지고 있는 야당의 모습이 이래서는 안 된다.

적은 의석에 국민의 힘을 더하게 하려면 달라져야 한다. 목소리 큰 시민단체와 의도적인 동행만이 능사가 아니다. 정부와 여당의 시각과는 다르게 국민의 복리를 도모하며 이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거론하며 탄탄한 힘을 쌓아 차기의 정권을 가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 코너에 몰릴 때마다 이번을 기화로 환골탈태하겠다며 지켜봐 달라고 읍소하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것은 언제나 같은 모습이다. 원인을 무시한 채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혹시나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힘을 실어주지만 역시나 꼭 같은 모습에 야당이 있었는가, 아니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

대내외적인 총체적 난국에 당 스스로를 각성하며 리더의 강력한 통솔력이 아쉬워지는 부분이다. 당 대표로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확히 짚어 이를 해결하고 당원을 포용하여 주도면밀한 운영으로 능력있는 야당의 모습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기업 경영에서 경영자의 리더십이 기업의 발전을 좌우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하는 것처럼 정당의 대표는 당의 발전과 차기 정권획득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이는 단순히 당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아닌 우리 국가와 국민들에게 영향을 발휘하는 것으로 그 주요한 역할 만큼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활동을 기대할 수 있게 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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