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aphael. before 1516. Portrait of Giuliano de'Medici, duke of Nemours. New York. Metropolitan Museum of Art. 라파엘. 1516년 전에 제작. 줄리아노 데 메디치 초상화, 느므르 공작,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Raphael. Raphael and his Fencing-master. Paris. Louvre. 라파엘. 라파엘과 그의 펜싱 사범. 파리 루브르 소장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Raphael. Raphael. Raphael and his Fencing-master. detail: head of Raphael. Paris. Louvre. 라파엘. 라파엘과 그의 펜싱 사범. 상세: 라파엘의 머리. 파리 루브르 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Raphael. Portrait of Perugino. Rome. Borghese Gallery. 라파엘. 페루지노의 초상. 로마 보르게세 갤러리 소장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Raphael. BINDO ALTOVITI. CA. 1513. wood panel. WASH. D. C. NAT's GALL. OF ART. 라파엘. 빈도 알토비티. 1513년 제작. 나무 판넬. 워싱턴 국립미술관 소장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수염 난 라파엘로 모습 ‘신선한 충격’
스승 페루지노 추정 작품 등 눈길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 연재까지 라파엘로 성화 작품 52점을 공개했는데, 이번 천지일보 지면부터는 성화 작품이 아닌 초상화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는 초상화 작품 5점을 소개한다. 복장이나 얼굴 표정 등이 살아 있는 느낌을 준다. 르네상스 당시의 남성의 옷차림이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

흔히 더블 초상화라고 불리는 작품에서는 특히 수염을 기른 모습의 라파엘로가 등장해 신선한 충격을 준다. 세간에 잘 알려진 라파엘로의 모습은 자화상에서 수염 없이 깔끔한 모습으로 등장해 미소년의 이미지를 줬다. 아테네 학당 작품에서도 여러 명 인파 속에 라파엘로는 자화상과 비슷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펜싱 사범(교사)과 함께 자신을 그린 작품에서 라파엘로는 턱과 코에 수염을 비교적 덥수룩하게 기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 같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라파엘로는 아마도 이 작품이 유일한 듯하다. 라파엘로가 어깨에 손을 얹고 친근감을 표현하고 있으나 얼굴 표정은 어둡다. 모자를 쓰지 않고 단발머리를 하고 있다.

이 작품은 손가락과 고개의 제스처를 통해 순간의 움직임을 포착했다는 점에서 생동감이 넘치며, 초상화의 표현 영역을 한 차원 넓힌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두 인물이 대칭 구도를 벗어나 한층 자유로운 구도를 보여준다는 점도 그때까지 볼 수 없던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작품은 유리원판 필름으로 제작할 때 라파엘로 얼굴만 상세하게 남겨 라파엘로의 자화상처럼 느껴지게 했다. 수염을 길렀어도 이목구비는 뚜렷해 라파엘로의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빈도 알토비티 작품은 세간에 공개된 작품과는 다르게 유리원판 필름 제작자가 겉옷을 파랗게 처리했으며, 얼굴은 더 하얗게, 머리는 금발로 색칠해 더 근사하고 우아한 남자로 보이게 했다. 기존 공개된 작품은 금갈색 머리에 얼굴은 약간 붉은 톤에 겉옷은 연한 색을 하고 있다.

페루지노의 초상 작품은 라파엘로의 스승으로 알려진 페루지노와 동일 인물인지는 정확히 알 순 없다. 허나 페루지노의 자화상과 비교했을 때 머리 스타일과 통통하고 둥근 얼굴형이 비슷한 점으로 보아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페루지노는 라파엘로의 재능을 알아보고 제자로 받아줬고, 페루지노의 감미롭고 감상적인 화풍의 기법은 제자 라파엘로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라파엘로가 그대로 계승했을 정도로 그는 스승인 페루지노를 존경했다.

다만 페루지노는 라파엘로가 명성이 자자해지기 전까진 자신의 작품이 잘 팔렸으나, 나중에 제자의 그늘에 가려진 점은 묘한 관계를 갖게 했다.

나머지 줄리아노 초상화는 다른 곳에서 거의 공개되지 않은 작품이다. 쌍꺼풀이 진한 눈과 오똑한 콧날이 생생함을 느끼게 한다. 뒤로 살짝 보이는 배경 역시 원근감을 잘 표현했다.

천지일보는 올해 1월말부터 언론사에서는 최초로 라파엘로 작품을 연재 중에 있는데, 매주 금요일 지면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1세기 전 신비함 담긴 ‘컬러 유리원판 필름’
원본에 흡사하도록 붓으로 채색, 샌드위치형 제작

1세기 전 합성수지(플라스틱)로 제작된 흑백필름이 나오기 전까지는 유리원판 필름을 사용했다. 유리원판 필름은 인화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나 선교사업 목적으로 슬라이드 방식으로 제작된 필름은 소수의 특수한 부류만 이용했다. 슬라이드 방식은 영상 교육용으로 사용하던 필름이다.

특히 신비감을 갖게 하는 것이 컬러 유리원판 필름이다. 당시 필름은 감광도가 매우 낮은 건판으로 0.2mm 유리판에 감광재료를 바른 후 젤라틴 막을 입혀 촬영하면 실상과 반대인 네거티브(음화)로 찍혀지고 이것을 다시 실상과 같은 포지티브(양화)로 반전시킨 후 그 위에 원색에 가까운 칠을 해 컬러 유리 원판으로 만든 것이다.

쉽게 말하면 현품을 찍어 나온 유리로 된 흑백필름에 붓으로 색을 칠한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유리를 덧씌워 ‘샌드위치형’으로 만든 것이다. 이같이 만들어진 슬라이드 유리원판 필름은 환등기를 통해 영상자료로 사용됐다.

이 컬러 유리원판 필름에는 특히 고흐, 피카소 등의 명화 작품 뿐 아니라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렘브란트 거장들의 성화 작품이 들어가 있다. 현품과 흡사하게 제작돼 있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 환등기와 여러 성화작품이 담긴 유리원판 필름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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