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행궁 혜음원 특별전 포스터, 혜음원명문기와(왼쪽 위), 청자대접(왼쪽 아래), 칠기굽접시(오른쪽 위), 용두(오른쪽 아래) (사진제공: 단국대)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단국대(장호성 총장)가 남한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고려 행궁 혜음원을 전시한다.

이번 특별전은 오는 15일부터 7월 31일까지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 제2전시실에서 열리며 고려 행궁 유적지를 통해 개성의 고려 궁궐을 엿보는 의미 있는 전시이다.

파주에서 발견된 혜음원은 고려왕이 남경(서울) 행차 시 머물렀던 행궁과 혜음사라는 사찰 및 여행자에게 숙박과 편의를 제공하던 역원으로 이뤄진 복합공간이다. 혜음원이 위치한 파주는 고려 중기 남경이 건설되며 개경과 남경을 잇는 최단 거리에 자리해 여행자의 왕래가 빈번하였다.

혜음원은 고려왕이 남경 행차 시 머물렀던 행궁의 위엄을 보여주듯 12세기 고급 고려청자가 대량 발굴됐다. 특히 상감 기법으로 장식된 청자판이나 금속(주석)으로 구연의 테를 두른 청자 등이 발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출토된 청자는 강진 사당리와 부안 유천리에서 생산됐으며 절반이 넘는 청자들이 갑발을 사용하지 않고 단독 번조 방식으로 제작된 고급품이다.

고려청자 이외 눈여겨 볼만한 전시품이 있다. 바로 면직물을 입힌 혜음원 출토 칠기 2점이다. 칠기는 얇게 켜서 모양이 일그러짐을 막고자 목재판에 직물을 붙인 후 고운 토분을 바르고 그 위에 4번에 걸쳐 옻칠하여 제작했다.

칠기 바닥에는 ‘혜음(惠陰)’이라는 명문도 확인되었다. 직물은 X-ray 분석 결과 면직물과 마직물로 밝혀졌다. 문익점이 14세기 중국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들여와 재배에 성공하기 훨씬 이전부터 직물을 만들어 썼다는 실증적인 자료이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혜음원지에서 출토된 혜음원명 기와, 용두·새모양 기와·물고기모양기와 등의 장식기와를 전시한다. 또한 박물관을 방문한 관람객을 위해 혜음원 명문기와를 직접 탁본해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한다.

전시되는 자료는 국내 최초 대학(단국대)과 민간 문화재 조사연구기관(한백 문화재 연구원)이 손을 잡고 얻은 성과이다. 발굴단은 지난 2001년부터 9차 발굴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행사 시작일인 5월 15일 박물관 컨벤션홀에서 학술세미나를 연다. 또한 가정의 달을 맞아 고려기와 탁본 및 가족과 함께 떠나는 발굴유적지 답사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탁본 및 발굴유적지 답사 체험은 무료로 진행되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박물관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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