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한국 경기선행지수 102로 긍정적 신호
IMF,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또 하향 조정
혼선 요인 많아 정부·기관마다 전망도 제각각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최근 각종 경기지표가 오락가락하면서 한국 경제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이에 국내 경제의 미래 예측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4일 IMF와 OECD가 바라보고 있는 엇갈린 한국 경제 전망 소식이 전해졌다. OECD는 향후 한국경기가 확장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긍정적 신호를 내놨고 반대로 IMF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또 한 번 하향 조정하면서 부정적 신호를 보냈다.

이날 OECD에 따르면 한국의 3월 기준 경기선행지수(CLI)는 102.0으로 2010년 4월 102.1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CLI는 9개월째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전월과 비교해서는 0.2포인트 높아졌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후의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지표다. 재고순화지표·주가지수·장단기 금리차·제조업 경기 전망 등을 근거로 산술된다. 지수가 100을 웃돌면 경기가 확장적 국면이라는 뜻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국내 통계청이 매월 발표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유사하다. 지난 3월 우리나라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수주액 증가 등으로 전월 대비 0.7포인트 올라 103.8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이래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는 재고 순환지표, 소비자기대지수, 기계류 내수출하지수, 건설 수주액, 수출입 물가 비율, 국제 원자재 가격지수(역계열), 구인구직 비율, 코스피지수, 장·단기 금리차 등 9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OECD와 마찬가지로 국내 선행지수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방향성이 일치한다는 점을 근거로 긍정적인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IMF는 오히려 이날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 하향 조정했다. 애초 지난해 10월 경제성장률을 4.0%로 제시했다가 지난 2월 3.7%로 1차 하향했고, 지난 4월 3.3%로 내린 데 이어 이번에는 3.1%로 또 낮췄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3번째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끌어내린 것. IMF는 2013년 초부터 형성됐던 성장 동력이 정체됐다는 것을 하향 조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지난해 2~4분기의 분기별 성장률이 그전 1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도 한국 수출이 중국과 미국의 경기둔화로 부진을 겪을 것이라며,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3.0%로 내렸다.

최근 지표와 국제기구의 전망이 오락가락하면서 국내 연구기관들도 전망에 혼선을 빚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5월 그린북(최근 경기동향)을 통해서 “생산·소비·건설투자 등 실물지표가 월별로 등락을 보이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완만한 개선 흐름이 보인다”며 “작년 4분기의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는 ‘5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관련 지표가 내수의 점진적 개선 가능성을 시사하긴 하지만, 수출 부진이 지속돼 경제 전반의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상반되는 평가를 내놨다.

여기에 중국의 기준금리인하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기관들은 경기 판단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중국 기준금리 하향 발표 후 당초 이번 주로 예정돼 있던 수정경제전망 발표를 내달 중순으로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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