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는 곧 광화 정신, 종교 분쟁도 끝낼 것”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인 진제스님이 광복 70년을 맞아 열리는 ‘세계평화 간화선 무차대회’를 통해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도모할 수 있기 바란다는 생각을 밝혔다.

진제스님은 11일 부산 해운정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간화선은 참나(본래 모습의 나)를 찾아 지혜를 얻고 마음의 갈등을 없앰으로써 모든 가정과 나라에 화목과 평화를 도모하는 수행법”이라고 설명했다.

무차대회는 불교 수행자를 비롯해 일반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대규모 법회다. 오는 16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게 되며 ‘광복 70주년,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라는 주제로 해외스님 300여명이 참석한다.

진제스님에 따르면 무차대회는 보시바라밀의 정신에 입각해 신분이나 귀천 등 어떤 차별도 없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부처님의 덕과 지혜를 나누는 법요식이다.

이번 간화선 무차대회가 유례없는 대규모 행사로 준비된 데 대해서는 “인도와 중국을 통해 전해지고 신라·고려시대뿐 아니라 조선에 이르기까지 화합과 정진의 장이 되어 온 무차대회가 광복 70년을 맞아 다시금 거행하게 된 데 그 뜻이 크다”고 설명했다.

참나를 찾는 간화선 수행법을 온 세계인의 마음에 심어주고, 모든 국민이 생활 속에서 정신 수행을 실천해 마음의 갈등이 없어지면서 가족이나 이웃 간 성낼 일이 없이 서로 존경하고 양보하고 상부상조하는 사회가 되는 것이 이번 무차대회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다.

진제스님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된다는 말이 있듯이, 광복 70년에 열리는 이번 간화선 무차대회는 우리가 하나 되어 시대적 소명인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이룸으로써 인류 사회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계기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생활 속에서 간화선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천리 길도 한 걸음씩 가면 도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사람 마음 속에 다 갖춰져 있는데 그것을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일상생활 속 내 마음속에 참나가 존재하며, 이 참나 가운데 모든 진리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일상에서의 실천을 돕기 위해 이번 무차대회에서는 참선 수행법 설명 책자인 ‘참나를 찾아 큰 지혜를 찾아’를 30만권 발행한다. 이를 배포해 모든 가족이 생활 속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진제스님은 행사 장소가 광화문광장인 이유에 대해 ‘광화’의 의미가 ‘무차’의 의미와 같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600년 전 명명된 광화문광장의 ‘광화(光化)’는 차별 없는 빛이 사방을 덮고 교화가 만방에 미친다는 뜻의 서경 구절 ‘광피사표 화급만방(光被四表 化及萬方)’에서 따왔다. 따라서 차별 없는 불이(不二)의 자비로 일체중생을 교화한다는 무차법회의 의미를 ‘광화’라는 이름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진제스님은 “무차의 정신, 광화의 정신으로 회귀하여 국가와 사회를 쇄신하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종교로 인한 대립과 살상을 종식해 세상을 아름다운 정토(파라밀)로 변화시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무차 대회에는 해외로부터 승려 300명이 참석한다. 각국의 스님들이 참선을 통해 지혜의 눈이 열리고, 바른 수행법을 배워 각자의 나라에 가서 전수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진제스님은 이번 법회에서 참선하는 법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여섯 가지 덕목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법어는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옛 부처가 나기 전에 우주의 주인이 누구인고, 고요하고 고요해서 그 바탕은 항시 편안함이로다. 대천세계가 한 집이요, 만유도 나와 더불어 다 한 몸이로다.”

더불어 마지막에는 세월호 희생자와 네팔 지진 희생 영혼의 극락왕생을 기리는 법문을 예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