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국내은행들의 1분기 수익이 지난해 동기간 대비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이번 성적이 일회성 요인에 의한 영향이 커 2분기까지 분위기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1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1분기 중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2조 1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분기(1조 3000억원)보다 61.7% 증가한 수준이다. 은행들의 국공채 매각이익 증가와 국민은행의 법인세 환급이익(1803억원) 등 일회성 요인에 의한 이익발생이 당기순이익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부문별로 보면 시중은행(국민·신한은행 등 7개)의 당기순이익은 1조 4000억원, 지방은행(부산·대구은행 등 6개)은 3000억원, 특수은행(산업·농협·수출입·기업·수협은행)은 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000억원 손실을 기록했던 특수은행은 이번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배당 증가에 따른 비이자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각종 수익성 지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전년 동기(0.29%)보다 0.12%포인트(p) 증가한 0.40%를 기록했고,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전년보다 1.67%p 올라 5.38%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개선된 상황이지만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미흡하다. 최근 10년 평균치와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하다. 2005~2014년 ROA와 ROE 평균치는 각각 0.60%, 8.04%다. 지난해 미국 상업은행은 국내은행보다 월등히 높은 ROA 1.00%, ROE 8.97%를 기록했다.
이익구성별로 보면 이자이익이 8조 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000억원) 감소했다. 4분기 연속 떨어진 것. 예대금리차가 지속적으로 좁혀지면서 특히 1분기 순이자마진은 1.63%로 역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예대금리차는 지난 2010년 2.94%로 3% 밑까지 하락한 후 2012년 2.59%, 2014년 2.18% 등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이자이익은 1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251%(1조 3000억원) 증가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가치가 상승하면서 매매이익이 증가하고 유가증권 평가손실 감소로 이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대손비용은 2조 7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000억원 증가했다. 경남기업의 법정관리 신청 등으로 대기업 신규부실이 발생한 영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