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빈곤노인 기초연금 보장을 위한 연대 회원들이 ‘줬다 뺏는 기초연금’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기초생활수급 노인들 “연금 혜택 전혀 없어”
“가난한 자 돈 뺏어 부자 돕는 황당한 정책”
65세 이상 빈곤율 48.5%, OECD 중 최고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기초생활수급노인들이 ‘줬다 뺏는 기초연금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하며 어버이날을 불효의 날로 선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을위한연대는 7일 서울 중구 광화문광장에서 ‘불효의 날, 대통령이 줬다 뺏는 카네이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대통령의 권한으로 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 3조(소득의 범위)를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선거에서 대통령이 공약한 바 모든 노인에게 20만원을 지급한다 했으나 40만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은 매월 25일 기초연금 20만원을 받고 다음 달 20일 기초생활 생계급여에서 같은 금액을 삭감당하기 때문에 기초연금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어버이날을 기념할 자격도 없고 효도라는 단어를 언급해서도 안 된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노인들의 분노와 좌절이 깊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육료지원금과 양육수당 등이 소득인정액에서 제외돼 있듯, 기초연금도 소득의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김호태 어르신은 “달마다 정부로부터 기초생활수급비로 50만원을 받고 있었으나 기초연금 20만원 때문에 30만원으로 삭감됐다”며 “가장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빼앗아 부자들에게 주고 있는 황당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어르신은 “기초생활수급자 노인들은 늙고 병들었지만 약 한번 제대로 지어 먹지 못하고 지하 셋방 등에서 쓸쓸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며 “가난했던 대한민국을 우리 세대들이 이만큼 잘살게 만들어 놨는데, 지금 세대들은 우리를 배척하고 사기 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은 48.5%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2.4%보다 약 4배 높은 수준이다. 노인 자살률 역시 인구 10만명당 81.9명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노령연금 조기 수령자도 44만 1219명으로 지난 2010년 21만 6522명에 비해 5년 새 2배 이상 늘어나 노인빈곤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조기노령연금은 국민연금에 10년 이상 가입한 수급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제도로, 62세 이전에 당겨 받되 최고 30%가 깎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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