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호 1번 홍재철 후보가 WCC총회 유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세 후보 입장 차 뚜렷 ‘반대 VS 협력’ 보수·진보 표심 갈려

한국 개신교 보수 교단 연합단체인 한국기독교연합회(한기총) 제16대 대표회장 선거가 세 후보의 공동기자회견으로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WCC총회’에 대해 입장차를 보이며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호 1번 홍재철(예장합동·부천 경서교회) 후보는 한기총의 보수신앙 정통성을 확고히 하고 한국교회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홍 후보는 이번 선거의 최대 이슈로 떠오른 ‘WCC총회’ 유치에 대한 보수 교단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그대로 반영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후보는 “WCC총회 유치로 한국교회가 혼란과 분열에 빠질 수도 있다”며 “다수의 보수 교단과 대화 없이 결정된 이번 일은 한기총의 설립목적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는 국가고시 평일 변경·옴부즈맨 도입·10만 교회 2천만 성도 5개년 계획·구제사역 지원·부흥운동 전개 등의 공약을 내세워 보수층 표심을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신학대학총장 출신으로 첫 대표회장에 도전하는 기호 2번 한영훈(예장한영·서서울교회) 후보는 한국교회의 진정한 연합을 위해 기획과 행정력을 갖춘 실무형 리더십을 발휘해 대사회적 영향력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실행위원들의 마음을 얻기에 한창이다.

행정 전문화를 구상하고 있는 한 후보는 “한반도 기독교 정책연구소를 만들겠다. 이를 통해 신학자·목회자·기독교 관계자들의 의견을 모아 이슈(해외파병·대북지원)에 대해서 한 목소리를 내 개신교의 영향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의 관계도 발전시키나가겠다며, 특히 신학논쟁보다는 부활절·성탄절·공동사업 등 주요행사 연합예배 등을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 후보는 “한기총 80%가 보수교단이다. WCC총회 유치 전 사전에 대화와 토론회로 서로의 이견 차를 좁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고 본다”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유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통합교단이 토론회 같은 자리를 마련해 총회 유치에 따른 기대와 장단점을 분석하는 시간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개정사립학교법을 주도적으로 반대하며 재개정을 관철시켜 인지도를 높인 기호 3번 이광선(예장통합·신일교회) 후보는 교육환경 개선과 남북문제 해결을 통해 한국교회의 부흥과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뜻을 전하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 후보는 사립학교법보다 발전시키고 자유를 보장하는 사학진흥법을 만들어 모든 교회학교 학생과 청년들이 성경을 배우고 예배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한 남북문제 해결과 한국교회 미래를 위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북한 인권개선’ ‘납북자 송환’ 등으로 남북이 균형 있는 관계가 형성되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WCC총회와 관련 “총회 유치를 정치적 이슈로 몰아가선 안 된다. 이번 계기로 한국복음주의의 뜨거운 영성을 세계에 알려 한국교회가 세계교회를 선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한국교회의 힘을 모아 2014년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총회 유치까지 밀고 가자고 주장했다.

후보 간 공약이 두드러지게 차별화되지 않은 가운데 ‘WCC총회’ 이슈가 후보자들의 인식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줘 보수·진보 측 실행위원들의 표심을 좌우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회장선거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기총 회의실에서 60여 개 교단 실행위원 19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되며, 제16대 한기총 대표회장을 선출하게 된다.

▲ 한기총 제16대 대표회장 후보 공동 기자회견.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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