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3가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우리 경제, 미약하지만 긍정적 신호 나타났다”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조심스럽게 하반기 낙관론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28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진행된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에 미약하지만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올 2분기의 경기 흐름이 앞으로 회복세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한은이 전망하고 있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에 무게를 실었다는 분석이다.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 외국인 투자자의 지속적인 유입 등을 긍정적인 전망의 근거로 내세웠다. 이 총재는 “국제회의에 가 보면 참석자들은 한국경제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며 “무디스가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조정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심리가 나아지고 주택시장과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8%로 나타났다”며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경제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분기 대비 0.8% 성장률을 보인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한은이 이달 초에 수정했던 전망치와 일치한다. 또한 시장이 예상했던 0.5~0.6%보다 높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의 회복에 무게가 실린다는 평가다.

최근 부동산과 주식 시장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 대비 3포인트 오른 104를 기록하며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4월(26일 기준) 주택 거래량은 2008년 2만 5623건 이후 역대 가장 높은 거래량(1만 6981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들이 한은이 예상한 전년 동기 대비 상반기 2.7%, 하반기 3.4%의 성장률에 적중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적인 부양책보다는 구조개혁 등 경제 회복을 위한 장기적인 동력 마련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일시적 회복이 아니라 지속 성장으로 가려면 경제체질이 개선돼야 한다”며 “정치권과 정부, 기업, 노동자 등 각 경제주체가 구조조정 노력에 적극 동참해서 구조개혁과 거시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연설에서 ‘단기적인 수요진작을 통해 오늘의 성장을 도모하고, 구조개혁을 통해 투자와 생산성을 높여 내일의 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 두 가지가 같이 가야 한다. 다 아는 얘기지만 실행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일본의 엔화약세 지속과 중국의 성장세 둔화 등 대외 리스크가 수출을 통해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이 같은 대외 리스크가 수출을 통해 우리 경제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경제회복을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미국, 유럽, 일본 등이 불안한 경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간 고성장을 이어오던 중국은 2010년(10.4%)을 고점으로 하락세를 지속하며 지난해 7.4%까지 떨어졌다. 올해 7%대를 유지하기 위해 각종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만 해도 3%로 전망됐던 1분기 GDP 증가율은 올해 2.8%로 낮아졌고 최근에는 1분기 성장률이 1%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유럽 역시 양적완화로 경기 부양을 시도하고 있음에도 아직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일본은 부진한 성장으로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해 말 일본 국채 신용등급을 A1으로 한 단계 강등한 데 이어 피치도 A+에서 A로 등급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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