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친왕·이방자 함께 잠든 ‘영원’ 전경 (사진제공: 문화재청)
5월 10일부터 시범… 2016년 1월 전면 공개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덕혜옹주만큼 비운의 삶을 살다간 영친왕이 잠든 ‘영원’이 45년 만에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문화재청 조선왕릉관리소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 이은과 영친왕비 이방자를 함께 모신 ‘영원(英園)’을 제향일인 오는 5월 10일부터 국민들에게 최초로 시범 개방한다.

영친왕(1897~1970년)은 고종의 일곱째 아들이자 순종의 이복동생으로, 11세 때인 1907년 황태자로 책봉됐으나, 바로 그해에 강제로 일본에 끌려갔다. 이후 일본 왕족이었던 마사코(이방자, 1901~1989년)와 정략결혼을 하고 일본에서 생활하다가 1963년, 56년 만에 귀국했으나 병환으로 고생하다 1970년 사망해 영원에 묻혔다.

문화재청은 “영원 개방은 광복 7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를 맞아, 일제에 의해 제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던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영친왕의 굴곡진 생애에 담긴 의미를 다시금 곱씹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경기도 남양주시 홍유릉 경역 내에 자리한 영원은 왼편에 자리한 회인원(懷仁園, 영친왕 둘째 아들 이구 무덤)과 함께 오는 10월 31일까지 시범개방을 거쳐 2016년 1월부터 전면 개방될 계획이며, 무료 관람이다.

한편 30일부터 5월 24일까지 홍유릉 내 유릉 재실에서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대한제국을 다시 기억하다’를 주제로 사진전이 개최된다. 이날 개막식에는 이방자 여사가 생전에 설립한 장애인 사회복지시설 명휘(明暉)원(명휘는 영친왕의 호) 임원과 원생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한 문화재 한 지킴이 활동을 통해 홍유릉을 지원 중인 우리은행이 문화재 관리를 위한 다목적차량과 순찰 오토바이를 기증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우리은행은 조선 말기 유입된 일본 자본에 맞서 1899년 창립된 민족계 은행 ‘대한천일은행’을 모태로 하고 있으며, 영친왕은 제2대 은행장을 역임했다. 이에 우리은행은 2010년부터 홍유릉 문화재지킴이로 위촉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시무식을 홍유릉 참배로 대신하는 전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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