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비타민] 독이 되는 부모가 되지 말자
[건강비타민] 독이 되는 부모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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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부모는 자녀를 키우면서 미처 상처가 되리라 생각하지 못하고, 혹은 자신도 절제하지 못해서 아이에게 나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비록 아이의 신체에 직접적인 폭력을 가하지 않더라도 아이에게는 학대와 다름없는 행동들이다. 부모들은 직접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또는 인식하더라도 절제하지 못하곤 한다.

먼저 잔인한 말로 상처를 주는 것이다. “바보 같은 녀석 같으니!” “넌 왜 그렇게 멍청해?” “너 때문에 엄마가 못 살겠다.” “너는 잘 하는 것이 하나도 없어!” 등의 말이다. 잔인한 말로 상처를 받는 아이는 점차 부모의 말을 내면화시킨다. 즉 부모의 말을 점차 사실처럼 받아들이게 된다는 뜻이다. 정서적으로 위축되고, 자신감이 저하되며, 대인관계에서도 신뢰를 갖기 어려워진다. 다른 친구나 어른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고, 나에게 비난을 할 것이며, 부모처럼 잔인한 말을 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 예측을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드러내 보이지 않으려고 전전긍긍하고, 그 결과 대인관계의 폭이 좁아지고 친밀감의 형성 역시 어려워진다. 부모에게는 적개심과 두려움을 함께 느끼게 되어 평소 부모의 말을 회피하려고 하고, 간혹 참았던 분노를 폭발적으로 표현하곤 한다.

두 번째는 아이를 마음대로 하려는 부모다. 아이가 부모의 말대로만 행동하고, 따르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아이의 자율성이 침해되고, 결과적으로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문제 해결하는 능력의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처음에는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처럼 비춰질 수 있으나, 점차 의존성이 커지게 되어 부모 없이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만일 아이의 의사를 무시하고 설득이나 협박, 혹은 조건을 거는 등의 행동으로 엄마의 말을 따르게 할 때 어떤 문제가 있을까? 아이는 자신의 의견이 중요하지 않음을 깨닫게 되어 결국 자아 주체성의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즉 ‘나’란 존재가 무엇이고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확립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늘 부모의 존재와 혼동한다. 즉 나와 부모의 주체성이 서로 분리가 되지 않은 채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면, 무엇이든지 부모 탓을 하는 자녀로 성장한다. 아이가 부모의 말을 따르지 않고 반대를 하거나 자신의 고집을 부릴 때 유난히 참지 못하고 소리치고 화를 내는 엄마들이 있다.

이러한 양육 태도는 아이에게 ‘나의 생각은 항상 잘못이야’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아이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즉 자기 주장 또는 자기 보호 능력의 발달에 제한이 생기게 되어 항상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쫓아가는 수동적인 아이가 된다. 게다가 ‘엄마 말 들어’ 혹은 ‘어디 엄마한테 감히? 쪼그만 게’ ‘애들은 엄마 말 듣는 거야’ ‘누가 이렇게 말을 안 들어’ 등으로 합리적인 설명 대신에 강압적이고 무시하는 말로 아이를 억누르게 되면, 아이는 감정적 위축과 함께 한편으로는 분노와 적대감이 생겨난다. 자신이 더 커져서 나중에 강해지면 그때는 엄마에게 복수할 것이라는 다짐을 하고,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힘으로 찍어 누르려고 하며, 공격성과 위축이 번갈아 나타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마지막으로 부모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는 부모다. 돈을 벌어오고, 밥도 해주지만 부모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부모들이 있다. 유난히 나약한 모습을 보이며 의지가 되지 못한다거나, 동생 돌보는 것을 큰 아이에게 미룬다거나, 무슨 일이 벌어질 때 아이 탓을 하거나, 아이에게 무관심한 행동들이다. 이러한 부모 아래 자란 아이들은 어떨까? 부모의 사랑을 확인하지 못한 채 자라나게 되어 성격적으로 무심하거나 감동을 하지 못하거나 하는 등의 감정 발달의 결핍을 보이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거나 공감하는 능력도 떨어지게 되며, 사회적으로 친교 욕구도 별로 생기지 않은 채 소수의 사람들과만 어울리거나 혹은 홀로 지내는 것을 선호하게 된다.

또한 가정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게 되어 집밖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거나 무조건적으로 친구들을 따르게 되는 등의 현상도 생겨날 수 있다. 부모의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독으로 작용하는 언행, 다시 한 번 조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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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2015-04-27 20:55:52
자녀들 교육이 참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느낀다. 좋은부모가 되는길이 쉽지는 않지만 항상 역지사지와 나의 어렸을 때 시절을 생각해본다면 나쁜부모는 되지않겠지.

김효성 2015-04-26 23:34:24
자신의 감정 추스리지 못하고 일관적이지 않게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도 아이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듯.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게 특히 실감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