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길 (사진출처: 이미지투데이)

하루 평균 9시간 이상 근무
“야근해야 일 잘한다 인정”
“중간관리자 인식 변화 필요”

[천지일보=김민아 기자] “아직 우리나라는 늦게까지 야근해야지만 ‘쟤가 일을 잘하는 애다’라고 도장 찍혀요. 쟤가 뭐를 하는지는 보지 않고… 어떻게 보면 일을 효율적으로 못하는 거죠.”

“아침 6시 50분에 나와서 8시 30분 정도 회사에 도착하면, 나이 드신 분들이 빨리 나와 계세요. 퇴근도 분위기가 나이 드신 분들은 애들이 다 크고 그래서 그런지 빨리 가려는 의욕이 별로 없고, 젊은 사람들이 윗사람 눈치 보느라 6시 땡치면 가기가 힘들거든요. 일이 없어도 저녁을 같이 먹고 야근을 하는 경우도 있고, 바빠서 같이 하는 경우도 있고….”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여성인재활용과 양성평등 실천 태스크포스 2015년 제2차 정기세미나’에 참석한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제시한 남성근로자 심층면접 사례다.

홍 연구위원은 12세 이하 자녀를 둔 남성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이 어려운 가장 큰 원인으로 장시간 근로와 직장문화 요인을 꼽았다. 예전보다 가족, 자녀와 보내는 시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남성근로자는 늘고 있지만, 현실은 이들이 가족시간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홍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실제 홍 연구위원이 서울 및 경기·인천 지역에 거주하는 유자녀 남성근로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 15일부터 10월 6일 동안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근로자의 하루 근무시간은 9시간 10분으로 10명 중 8명(78.4%)이 초과근무를 하고 있었다. 거의 매일 야근을 한다는 응답자도 14%에 달했으며, 주말에 근무하는 경우도 57.7%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듯 남성근로자들의 절반 이상(57.2%)이 현재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녀를 양육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자녀양육이 어려운 이유로는 자녀양육 부담이 23.3%로 가장 높았고, ‘가족과 시간 부족(22.6%)’ ‘과도한 업무부담(21.7%)’ ‘장시간 근무환경(21.6%)이 뒤를 이었다.

홍 연구위원은 “육아휴직, 육아기 근로시간단축제 등의 제도적 뒷받침은 어느 정도 돼 있지만, 실제 제도 활용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기업의 중간관리자 역할과 인식변화가 조직문화 를 바꾸는 데 중요하므로 이들에 대한 교육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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