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가 23일 경기도 구리시 초대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현욱 목사를 상대로 공개 간담회를 요구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강피연 “불법의 현장 구리 초대교회, 폐쇄하라”

머리채 잡혀 끌려가던 피해자
제3자가 보고 경찰서에 신고

강제 아냐… 개종목자들 발뺌
강피연, 공개적 대면 자리 요구

[천지일보=김지연 기자] “지역주민들도 알아야 합니다. 이곳이 납치와 감금과 같은 지독한 불법행위의 현장이라는 사실을.”

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이하 강피연)가 23일 경기도 구리의 초대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단상담소의 영업 중단을 요구했다. 개종목자의 ‘돈벌이 수단’에 불과한 이단상담소가 무차별적인 인권 유린을 저지르고 있는 만큼, 더 이상의 존속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신현욱 목사가 피해자들과의 공개 간담회를 진행하고 그동안 받은 사례금도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강피연 장주영 대표는 성명서를 통해 “지역주민들은 이곳(구리초대교회)에서 신현욱 목사가 사람을 강제로 끌고와서 불법행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고, 이를 좌시해서는 안된다”며 “심지어 한기총에서 이단 시비가 붙었던 사람이 도리어 이단 상담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자가당착적인 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사라는 직책을 유지하면서 평소에는 수면제를 먹여 감금과 납치를 일삼고, 단에서는 거룩한 척 설교를 하는 모습이 신현욱 목사의 ‘끔찍한 두 얼굴’이라는 성토다. 신현욱 목사는 초대교회에서 누나, 처남 등 가족들까지 상담사로 동원해 강제개종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초대교회 앞에 모인 강피연 회원들은 실제로 신 목사의 지휘 하에 납치되거나 감금돼 개종교육을 경험한 당사자들이다. 이들은 최근 CBS의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 방송에 대해서도 “신현욱과 돈으로 하나 된 행태”라고 지적했다.

또 신현욱 목사에 대해 ▲이단상담소 영업을 중단할 것 ▲피해자들과 방송에서 공개 간담회를 진행할 것 ▲가족 관계를 파괴시키면서 악행으로 끌어모은 강제개종교육 사례금을 정확히 밝히고 반납할 것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이렇게 강피연 회원들이 거리로 나와 공개 간담회까지 요구하게 된 배경에는 신현욱 목사를 비롯한 강제개종목자들의 ‘자발성’ 주장이 있다. 신현욱 목사와 진용식 목사 등은 최근 CBS 방송에 출연해 “개종교육을 하기 위해 대상자를 강제로 끌고 오지 않았으며 자발적으로 교육이 이뤄졌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말은 전혀 다르다.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 나온 A씨의 경우 지난 1월 구리 초대교회 앞에서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이 건물 관리인에 의해 목격됐다. 관리인은 구리경찰서에 이를 신고했다. 현재 피해자 A씨의 사건은 구리경찰서 형사3팀에서 맡아 조사 중이다.

A씨 외에 강원도 원주시에 사는 김일화씨도 구리 초대교회 피해자로서 이날 호소문을 발표했다. 그는 2013년 9월 추석 연휴 마지막 날 강제개종교육 현장에 끌려갔다. 초대교회 주변 오피스텔에 갇혀 신현욱 목사로부터 개종교육을 받으며 약 12일을 지냈다.

앞서 2012년에는 가족들이 경기도 안산 상록교회(진용식 목사)와 접촉해 개종교육을 시도했으나 불발로 돌아갔고, 가족들은 다시 1년여를 신현욱 목사와 상담하며 준비해 김씨를 끌고 갔다.

김씨는 그 이후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혼자 지내고 있다. 신 목사는 가족들을 사주해 어린 자녀조차 만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방법은 등하교 길에서 기다리는 것뿐이다. 답답하고 억울한 심정은 이루 표현할 길이 없다고 했다.

김씨는 “당시 남편, 친정, 시댁식구까지 동원됐고 양쪽에서 내 팔을 붙잡아 끌고 갔다”며 “지금도 누가 옆에서 팔짱을 끼려고 하면 소스라치게 놀란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하기 힘들 것”이라며 고통스럽게 말을 이었다.

강피연 장주영 대표는 “나 역시 납치된 후 15일간 갇혀 있던 경험자”라면서 “정신적 충격에 한동안 주차장 근처는 가지도 못했다”고 피해자들의 후유증을 대변했다.

이어 “가족을 떠나고 싶어서 떠나는 것이 아니다. 개종목자들이 이런 불법행위를 계속하는 이상 안심하고 가족에게 돌아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강피연 피해자들은 개종목자들의 이런 불법행위를 알리고 중단을 촉구하기 위한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지난 15일에는 안산 상록교회 앞에서 박성령씨가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20대 중반인 그는 직장에 첫 출근을 준비하던 날 가족들에 의해 안산 상록교회 주변 원룸으로 끌려갔다. 작년 5월과 12월에 각각 3, 4일간 감금됐다. 부모님과 친척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박씨를 넥타이로 묶어 놓고, 소리를 지르지 못하게 입도 막아 놨다. 두 번째 감금됐던 12월에는 화장실 창문을 통해 밖으로 빠져 나왔고 맨발로 눈밭 위를 달려 도망쳐야 했다.

박씨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수치와 모욕을 당했다”며 “안산교회 진용식 목사가 이런 일을 하고 있음을 진실로 드러내 알리고 싶다”고 또박또박 힘주어 말했다. 그는 강제개종교육에 끌려가느라 직장도 잃었다.

한편 강피연은 서울·경기 지역뿐 아니라 광주, 부산 등 전국적으로 시위를 전개할 계획이다. 강피연 최지혜 사무국장은 “올해 상반기만 해도 개종교육의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전국적인 1인 시위와 서명운동을 통해 불법행위의 중단을 요구하고 강력히 규탄할 것”이라고 말했다.

 

 

▲ 23일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초대교회 입구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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