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얼마 전 광화문광장에서 세계가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다.

광화문광장에 스노보드 점프대가 설치됐고, 스노보드 역사상 처음으로 도심에서 세계스키연맹(FIS)이 주관하는 스노보드 빅에어 월드컵경기가 열린 것이다. 물론 아시아에서도 최초의 유치다.

서울시는 서울의 심장부인 광화문광장을 전 세계에 홍보하는 동시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도 힘을 싣고자 지난 5월부터 FIS에 유치 신청을 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고, 4개월이 지난 9월에서야 유치 승인을 받았다. 도심 속 스노보드 경기라는 색다른 제안이 FIS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울시와 FIS의 기대와는 달리 주변에서 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세금낭비’라든가 ‘오세훈 시장의 다음 선거를 위한 표심 얻기 전략’ ‘스노보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부족’이라는 등 개막되기 직전까지도 논란이 계속됐다.

하지만 그런 논란 속에서도 대회는 성황리에 마쳐졌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이른 시간부터 입장 티켓을 얻기 위해 길게 줄을 선 행렬, 미처 입장하지 못한 시민들은 양 옆의 도로가에 빼곡히 늘어서서 밤늦게까지 떠나지 않고 경기를 관람하는 등 우려했던 것보다 많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질서정연하게 관람하며 아파트 13층 높이의 스노보드 점프대에서 공중묘기를 펼치는 선수들의 모습에 놀라 입을 벌리는 등 열띤 환호와 응원하는 모습은 세계인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 유럽 등 12개 방송국이 참여해 경기장면과 서울의 전경이 전 세계 100여 개국에 방송됨에 따라 서울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들의 겨울스포츠 열기가 전 세계에 알려져 그야말로 좋은 홍보가 됐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는 성공적인 개최였다.

결과만 놓고 봐도 이렇게 대한민국의 열기를 전 세계에 알린 좋은 대회를 왜 주변에서 그리 반대했는지 아직도 아리송하다. 일제강점기 때부터 오늘날까지 우리민족은 나라가 어려울 때는 이해관계나 모든 것을 떠나 마음을 합해 해쳐나갔고, 피파월드컵경기나 올림픽경기가 있을 때도 마찬가지로 마음을 뭉쳐 응원을 하는 등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했던가. 혹여 이번 대회 유치에 다른 목적이 있었다 할지라도 대한민국을 알리는 일이자, 두 번이나 고배를 마신 바 있던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도움 되는 일이라면 비난보다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함께 발 벗고 나서는 것이 성숙한 문화시민의 모습일 것이다. 남을 비판하기 전에 나를 먼저 돌아볼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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