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르네상스 미술의 전성기를 이끈 3대 거장 중 하나인 라파엘로 산치오의 성화작품을 매주 연재한다.

미술사에 끼친 영향력에 비해 라파엘로의 작품은 다빈치나 미켈란젤로에 비해 덜 알려진 게 사실. 이에 본지는 정성길 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박물관장으로부터 라파엘로 성화 80여점을 입수해 독자들에게 라파엘로의 작품세계와 일대기를 느껴볼 수 있도록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는 역사상 최초의 라파엘로 연재다.

2차 세계전쟁 등으로 그의 작품은 대부분이 소실됐거나 현재 소장 위치를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의 작품들이 1세기 혹은 2세기 전 선교용으로 제작한 유리원판 필름에 담긴 덕분에 오늘날 대중 앞에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라파엘로 작품은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천문학적인 액수로 판매될 정도로 가치는 상당하다. 이번 연재를 통해 이미 공개된 적이 있거나 또는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그의 작품들이 공개된다. 37세의 나이로 요절한 비운의 천재화가 라파엘로. 그의 안타까운 생애를 위로하는 동시에 작품세계를 느껴보길 바란다.

▲ Raphael. Segntura Frescofs: The Disputa. 1509-11. Fresco. In The Stanza Della Secntura. Vatican. 라파엘. 세나투라 프레스코벽화: 성체논의. 1509-11년에 제작. 프레스코벽화. 바티칸의 스텐차 델라 세나투라 소장.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Disputa(left det) Raphael. Stanza della Segnatura, Vatican. 1509-11 XVI Italian Ptg. 성체논의(왼쪽 상세). 라파엘. 스텐차 델라 세나투라, 바티칸. 1509-11에 제작. 16세기 이탈리아식 인쇄.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 Raphael. workshop. Forge of Vulcan. Rome. Vatican. Lioggetta. (Fresco). 라파엘. 작업실(아뜰리에). 불카누스(불과 대장일의 신)의 풀무. 로마 바티칸. Lioggetta.(프레스코벽화). (사진제공: 정성길 명예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교황 레오 10세 요청으로 바티칸 궁전에 벽화 장식
디스푸타 주제의 성화, 프레스코 기법으로 그려내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이번호에는 유리원판 필름에 담긴 라파엘로 작품 중 벽화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로마 바티칸 서명의방에 그려져 있는 ‘성체논의’ 작품과 바티칸 ‘불카누스의 대장간’ 작품이다.

로마 바티칸 서명의방에 그려져 있는 ‘성체논의’는 많이 공개됐으나, ‘불카누스의 대장간’ 작품은 다른 데에서 찾아볼 수 없다.

교황 레오 10세는 자신의 바티칸 궁에 자신의 개인 도서실을 마련하면서 벽면에 벽화로 장식하기 위해 피렌체에 있던 라파엘로를 로마로 불러들였다. 이때가 1509년이며, 라파엘로는 1511년까지 2년에 걸쳐 몇 개의 벽화를 그렸는데,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작품이 ‘아테네 학당’과 ‘성체논의’ 작품이다.

라파엘로는 프레스코 기법으로 이들 벽화를 그렸다. 프레스코는 소석회에 모래를 섞은 모르타르를 회반죽 벽에 바르고 수분이 있는 동안 채색해 완성하는 벽화기법으로, 인류 회화사에서 가장 오래된 그림 기술로 전해지는 기법으로 알려졌다.

디스푸타(Disputa)는 기독교 미술주제로 종종 쓰이는데, 원뜻은 ‘논의(論儀)’나 기독교 미술에서는 ‘성찬(성체)’ ‘삼위일체’ 등 중요한 신학상 문제를 논하는 성직자, 성인 등의 집회를 뜻한다. ‘성체논의’ 작품 상단 중앙에는 예수와 그 옆에 성모마리아와 세례요한이 있으며, 왼쪽 상단에 있는 이들이 천사와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사도들이, 오른쪽 상단이 천사와 구약성서 인물들이다. 그리고 하단에는 교회의 승리를 상징하는 역사상의 인물을 담았다. 왼쪽 하단 모습을 확대한 작품도 있다.

또 하나의 작품은 세간에 공개되지 않은 ‘불카누스의 대장간’ 작품이다. 불카누스는 로마 신화에서 등장하는 불의 신이며, 화산의 신이자 대장장이·장인·금속·야금과 관련된 신이다. 작품을 보면 가운데 불카누스로 보이는 인물이 대장간에서 풀무질을 하고 있고, 주변에는 천사 여럿이 무기를 들고 있는데, 주로 활을 들고 시위를 당기고 있다.

또한 불카누스는 절름발이에 못생긴 외모를 가진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 작품에서도 불카누스의 그런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인지 측면으로 앉아서 대장장이 일을 하고 있다.

1세기 전 신비함 담긴 ‘컬러 유리원판 필름’
원본에 흡사하도록 붓으로 채색, 샌드위치형 제작


1세기 전 합성수지(플라스틱)로 제작된 흑백필름이 나오기 전까지는 유리원판 필름을 사용했다. 유리원판 필름은 인화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중적 인기를 얻었으나 선교사업 목적으로 슬라이드 방식으로 제작된 필름은 소수의 특수한 부류만 이용했다. 슬라이드 방식은 영상 교육용으로 사용하던 필름이다.

특히 신비감을 갖게 하는 것이 컬러 유리원판 필름이다. 당시 필름은 감광도가 매우 낮은 건판으로 0.2mm 유리판에 감광재료를 바른 후 젤라틴 막을 입혀 촬영하면 실상과 반대인 네거티브(음화)로 찍혀지고 이것을 다시 실상과 같은 포지티브(양화)로 반전시킨 후 그 위에 원색에 가까운 칠을 해 컬러 유리 원판으로 만든 것이다.

쉽게 말하면 현품을 찍어 나온 유리로 된 흑백필름에 붓으로 색을 칠한 것이다. 그리고 그 위에 유리를 덧씌워 ‘샌드위치형’으로 만든 것이다. 이같이 만들어진 슬라이드 유리원판 필름은 환등기를 통해 영상자료로 사용됐다.

이 컬러 유리원판 필름에는 특히 고흐, 피카소 등의 명화 작품 뿐 아니라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렘브란트 거장들의 성화 작품이 들어가 있다. 현품과 흡사하게 제작돼 있어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 환등기와 여러 성화작품이 담긴 유리원판 필름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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