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한일기독의원연맹(회장 김영진)’이 창립된 지 10년을 맞는다. 따라서 새에덴교회(소강석 목사)에선 기념예배와 함께 양국의 우호를 다짐하며 막힌 담을 헐기 위해 지속적인 역할을 다짐했다.

또한 그동안의 성과를 회고하며 향후 보다 발전적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실제 한국의원 대표로 활동하는 김영진 의원(민주당)과 일본 국회에선 유일한 목회자인 도이 류이치 의원과의 눈물겨운 교류는 기독교를 넘어 풀 수 없는 정치적 문화적 현안들을 해결해 나가는 데 다소나마 도움을 가져주기도 했다.

여기서 잠시 한일기독의원연맹이 창립될 때로 돌아가 보자. 일본 국회에서 유일한 목회자인 도이 류이치 의원은 창립 제안을 한국 측으로부터 받는다. 그러나 도이 류이치 의원은 결정을 유보한 채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이렇다.

한국 측 대표 김영진 회장은 일본의 강제징용에 끌려간 노무자의 아들이며, 도이 류이치 회장은 조선 총독부 고위관리의 아들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운명적 만남은 크게 야스쿠니신사참배 반대, 역사교과서 왜곡저지,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십자가 대행진(PPP운동) 등과 같은 양국의 민감한 현안에 한목소리로 앞장서 왔다. 과거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아이러니한 만남과 제의는 도이 류이치 의원으로 하여금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갈등하게 했고 주저하게 했음엔 충분했다.

그런데 이 예민한 부분을 극복하고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하나님의 사랑’이었다고 주장하는 그들의 고백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즉, 36년 동안 저질러졌던 일본의 만행이 적어도 그들에게는 기독교 정신으로 화해하고 용서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또 한국의 장로교가 당시 일본천황에게 절하게 했던 치욕의 한국 기독교역사도 잊혀지게 했다는 사실이다.

이 대목에서 생각해 볼 점은 따로 있다. 자국의 신앙인들과는 하나님의 사랑도 화해도 용서도 외면한 채 민족을 말살하려 했던 그들과는 하나님의 사랑이 통했다면 이는 제2의 신사참배가 다시 살아난다는 오해를 받기에 충분하다는 점이다.

신앙은 양심이다. 어떠한 명예나 권력에 이용해선 안 된다. 하나의 국가와 신앙 안에서 편파와 편견 그리고 편향에 얼룩진 종교적 현실을 낳고, 또 주도하는 교단 내지는 지도자들의 의식과 행동에 많은 모순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 시대는 양심 있는 종교지도자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음을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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