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사진출처: 연합뉴스)

주한미군사령관 “사드, 북 미사일 방어능력 강화할 것” 주장
한반도 배치 논의, 시기상조 “생산 완료시기도 안 정해졌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미국 국방장관의 방한으로 사드 한반도 배치 논란이 진정되는가 싶더니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드 배치 권장 발언을 하고 나서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그러나 사드 배치가 단기간 내에 실현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다.

지난 15일(현지시각)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국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는 높은 고도에서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는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며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방어능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우리는 다층적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 한반도에 배치된 패트리엇 체계의 미사일 방어능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며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권장했다.

그는 이날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증언에서도 “탄도미사일을 이용한 북한 위협의 속성을 감안할 때 한·미 양국이 동맹차원에서 다층적이고 상호운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 능력을 구축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압박했다.

◆국제사회 북한 대응 움직임

미국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국제적 차원의 대북 관련 움직임도 보인다. 16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오는 2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산하 대북제제위원회(1718 위원회)는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 논의를 재개할 계획이다. 논의는 당초 지난달 30일로 예정됐지만, 회의 진행에 필요한 통역자 부족과 나이지리아 보코하람 사안을 위한 안보리 긴급 소집 등으로 연기됐었다. 이 논의에서는 지난달 초 북한이 한미 합동군사연습인 키 리졸브(KR) 연습 때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와 관련한 사안이 다뤄진다.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가 문제를 제기했다.

또 미국의소리(VOA) 방송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기 위해 관련 정보를 검토 중이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지 판단하기 위해 활용 가능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신뢰할 만한 증거가 뒷받침되면 즉각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1987년 대한항공(KAL) 858기 폭파 사건 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고, 2008년 부시 행정부와 핵검증 합의에 따라 해제됐다.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유엔은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다면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명분이 마련되는 셈이다.

◆촉각 곤두세우는 중·러 자극하려나

그러나 사드 배치는 남북 뿐 아니라 동아시아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정부에는 많은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드가 북한의 핵미사일보다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더 최적화된 미사일방어(MD)체계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러시아도 사드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 방어체계의 핵심무기라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드 배치가 단기간 내에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아직은 배치 가능성을 논하기에도 이른 상태다. 지난 10일 방한한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사드 생산 완료시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생산이 완료된 후 배치 가능성이나 몇 기를 생산할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또 사드의 실전 능력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 마이클 길모어 무기운용시험평가국장은 지난달 의회 보고서를 통해 “지금까지 비행실험과 신뢰성 실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사드 체계의 구성 부품들은 각 실험들 간에 일관성이나 꾸준한 신뢰도 향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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