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교목실장과 면담 사과 메시지 발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명지대학교에서 비신앙인도 들어야 하는 교양 채플 시간에 설교를 맡은 목회자가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학생들에게 순결을 강요하며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것이다.

논란은 채플 설교를 들은 한 학생이 페이스북을 통해 수업내용을 비판하면서부터다. ‘명지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이 학생은 목사의 발언에 불쾌감을 표했다.

그는 “목사님이 순결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라고 설교했다”며 “채플을 통해 종교적 가치관을 강요당하는 자리라고는 생각되지는 않는데 왜 학생들이 순결이데올로기를 강요받으면서 죄인인 채로 채플을 들어야 하나요”라고 반문했다. 또 “말씀 주제는 ‘꿈을 이루는 조건’이면서 꿈과 성적 순결이 무슨 상관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학생은 “목사의 입에서 ‘걸레’ 소리까지 나오자 채플 설교를 듣다가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분노했다.

이에 명지대학교 씨리얼 총학생회는 즉각 사태 조사에 나섰고, 페이스북을 통해 학생회와 학교 측의 입장을 밝혔다. 학생회는 “주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성적 순결에 대한 내용으로 기독교 교리를 강요하고 성차별과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교목실로 찾아가 교목실장 구제홍 목사와 면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교목실이 이날 채플 설교를 안산동산교회 김모 목사에게 맡겼던 이유는 김 목사가 불우한 환경을 이겨내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실천하며, 평소에도 청소년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비전과 관련된 강연을 진행했기 때문이었다. 구 목사는 강연을 진행한 김 목사를 대신해 사과하며 “앞으로 진행되는 채플에서는 비기독교인을 배려하고 사전에 공지된 주제와 관련된 강연이 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도된 주제가 아닌 만큼 학우분들의 오해가 없으시길 바란다”며 재차 사과했다.

씨리얼 총학생회도 “채플 강연을 하기 전 강연자와 강연내용에 대한 충분한 모니터링을 통해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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