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거센 반발 “돈 받고 설교권 팔겠다는 발상 ‘어불성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총신대학교(총장 길자연 목사)가 올해 1학기 채플 설교를 ‘모금운동’을 위해 외부 강사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학생들로부터 큰 반발을 사고 있다. 학생들은 지난해에도 길자연 총장의 퇴진을 요구했던 터라 길 총장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이다.

총신대보는 지난 9일 박주순 교목실장을 인용해 “260억 모금 등 학교 발전과 모금을 위해 총장님 주도 하에 이번 학기 채플 설교자는 외부 목회자들이 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박 이와 관련 교목실장은 “보통 2주에서 1달에 한 번 교목실장이 설교를 해왔는데, 이번 학기는 1회만 하게 됐다. 교목실장으로서 설교 횟수가 적어진 부분은 유감이지만 모금운동의 일환이기에 감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한 외부 강사 선정 권한이 길자연 총장에게 있음을 알렸다.

총신대보는 학생들의 입장을 담아 “학생들을 위한 설교를 마치 돈을 받고 설교권을 팔겠다는 발상은 어불성설”이라며 “채플을 통한 모금이 260억 모금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꼬집었다. 학생들은 이 소식을 접하고 학내 게시판과 총장실 등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고 “언제부터 예수 이름을 걸고 세운 총신이 돈 벌자고 했습니까”라고 분노를 표현했다.

길 목사는 지난해 정년을 넘기고도 총신대 신임 총장에 선출돼 임기 문제가 대두됐다. 이에 소속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 전 회장단과 총신대 운영이사회가 질책했고, 길 총장은 사퇴를 표명했다. 그러나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학생들은 학교 본관에서 ‘총신 개혁주의’가 사망했다며 해당 문구가 담긴 영정액자를 놓고 장례까지 치렀다.

대표적인 개신교계 지도자급 목회자로 활동하고 있는 길자연 목사는 금품 살포로 물의를 일으킨 전력이 있다. 예장 합동 총회장을 맡았던 1998년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출마한 2003년, 2004년 목회자들에게 금품을 살포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모금을 목적으로 한다’는 이번 채플 외래 설교 결정도 학생들에게 더 큰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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