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납치 중인 아시리아 기독교인 250여 명에 대한 석방 조건으로 약 3000만 달러(한화 330억 가량)을 요구했다고 최근 폭스뉴스가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아시리아 지도자 중 한 사람이 IS에게서 1인당 10만 달러를 요구받은 사실을 밝혔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며 “우리에게 그 정도의 돈이 없다는 사실을 그들도 잘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다른 단체와 국가들이 돈을 제공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알렸다.

지난 2월 23일 IS는 카부르강 이남 텔 흐마르 근처 아시리아 기독교인 마을 등 35개 마을을 습격해 기독교인을 납치했다. 납치한 기독교인 중 23명은 지난 3월 1일 석방됐다.

석방된 기독교인 중 한 명인 로버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IS가 개종을 강요했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남성 16명과 여성 4명과 함께 카부르강 남쪽 둑에 위치한 텔 고란 지역에서 납치됐다며, IS 대원들이 오전 5시경 마을을 습격해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고 사람들을 깨워 울타리에 가두고 작은 방에 몰아넣었다고 말했다.

IS 대원들은 인질들을 압둘아지즈 산으로 이동시키고 인질들에게 ‘이슬람으로 개종하라’고 요구했다. 로버트는 “그들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이슬람으로 개종하도록 압박했으나, 우리는 거부했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지즈야(일종의 종교세)’를 내거나 나라를 떠나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지즈야는 낼 수는 있지만, 개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현재 남아 있는 기독교인들에게도 IS는 신앙을 포기하고 개종할 것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IS는 “인질로 잡혀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 자발적으로 개종했다”고 주장하며 “무함마드가 하나님의 선지자”라고 외치는 한 수감자의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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