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당한 정봉주 “자승 체제 자정능력 잃었다” 비판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체제는 자정능력을 잃었다. 적폐(오래된 폐단)가 쌓인 조계종을 더 썩게 내버려 두면 한국불교 전체가 세월호처럼 침몰할 것입니다.”

조계종 종무원조합으로부터 고소당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13일 서울 조계사 옆 우정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세월호에 조계종은 없었다’는 발언에 대해 “지도부가 마음을 어루만지지 못했다는 취지였다”며 “발언 취지와 거리가 먼 내용의 얘기들이 떠돌고 있다”고 말했다. 팟캐스트에서 폭로했던 일부 발언과 관련 “승려도박과 은처승, 폭행, 돈선거 등 제가 말한 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자승스님이 당당히 직접 나서서 고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성명을 통해 “지난달 31일 제가 (바른불교재가모임 창립식에서) 한 말의 녹취록을 전부 읽어봤다. 또 주변 분들에게도 보여드리기도 했다”며 “조계종 종무원조합의 주장대로 조계종을 전면 부정하거나 조계종 스님들이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얘기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 전 의원은 “먼 나라의 프란체스코 교황이 와서 유가족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위로해 주었다”며 “그러나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과 그 지도자들이 (가까이서) 유가족을 위로하지 못한 점을 비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모욕죄 고소와 관련 “피해 당사자가 아닌 자가 고소한 것으로 법적 조건도 안 갖춰진 엉터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조계종을 ‘김정은 집단’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치외법권지역으로 자리한 조계종 총무원을 비판하며 내가 가장 싫어하는 김정은 세력에 비유한 것”이라고 말했다. 적광스님 폭행사건을 언급하면서 “백주대낮에 기자와 경찰이 보는 앞에서 사람을 지하실로 끌고 가 피투성이로 만들어도 문제가 안 되는 집단이 조계종 총무원 말고 또 어디 있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조계종 문제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지금 자승 총무원장 체제의 조계종은 사실상 자정능력을 잃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조계종 종무원조합은 지난 6일 정 전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고 법적 책임을 묻고자 종로경찰서에 모욕죄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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