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오구라 컬렉션 중 조선 대원수 투구. 조선왕실에서 전래되던 조선 제왕의 투구다. 일제강점기 오구라에 의해 불법 반출돼 1981년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됐다. (사진제공: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

“정부가 공식 반환 요청할 때, 소극적 대응은 이제 그만!”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오구라 컬렉션’ 중 34점은 도난품 명백
최근 ‘창녕 출토 가야 유물’ 임나일본부설 근거로 악용되기도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는 14일 오전 10시(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국제박물관협회(ICOM) 본부를 방문해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오구라 컬렉션 중 도난품이 명백한 34점을 원산국으로 반환 권고해줄 것을 요청하는 서면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들은 요청서를 통해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한 오구라 컬렉션 중 조선 대원수 투구, 경주 금관총 유물들은 불법 도난품임이 명백한 만큼 도난 및 도굴품의 취득을 금지한 국제박물관 윤리규정 국 2조 3항 ‘출처와 주의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 이에 국제기구의 청원을 통해 도쿄국립박물관의 위법한 사실을 고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구라 컬렉션’은 일제강점기에 남선합동전기회사 사장을 역임한 오구라 타케노스케(小倉武之助, 1896~1964)가 한반도에서 수집해간 유물 1100여점을 지칭하는 것으로 오구라 타케노스케 사망 후 ‘재단법인 오구라컬렉션 보존회’에 의해 관리돼 오다가 그 아들 야스유키(安之)에 의해 1981년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됐다.

1965년 한일협정 당시에 일본 외무성은 ‘일본 외무성이 돈을 주고 구입해서라도 일부를 한국으로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개인 소장품’이란 이유로 반환대상에서 제외됐다.

최근 문화재제자리찾기가 오구라가 직접 쓴 수기 ‘오구라 컬렉션 목록’을 발굴, 오구라의 자필 목록을 근거로 오구라 컬렉션 중 34점이 명백한 도굴․도난품임을 문헌적으로 입증함에 따라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을 상대로 법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반환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 창녕 고분에서 출토된 가야 유물. 창녕 지역의 고분 사진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이는 창녕 유물들이 창녕 고분군에서 도굴됐다는 것을 사실상 시인한 증거다. 최근 이 유물들은 임나일본부에서 출토됐다고 일본 문화청 홈페이지에 게재돼 ‘고대사 왜곡’에 악용됐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제공: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

특히 최근에는 일본 문화청 홈페이지에 ‘경남 창녕 출토 유물’이 임나일본부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악용되는 등 일본의 고대사 왜곡에 오구라 컬렉션 유물이 활용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 혜문은 “국제박물관협회의 청원이 성사됨에 따라 도쿄국립박물관의 오구라 컬렉션 소장은 불법적이란 문제의식이 국제사회에 알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나 국외문화재재단 등은 더 이상 소극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일본 정부에 직접 공식 반환을 요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문화재제자리찾기의 이번 프랑스 방문은 사단법인 우리문화지킴이(대표 김상철)가 후원, 약탈문화재 환수에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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