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성장’→ 1.9% ‘감소’로 올해 전망치 조정
환율·中경제성장둔화 등 부정적 요소로 작용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3개월 연속 우리나라 수출이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 수출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로 조정했다.

한국은행은 12일 올해 수출규모(통관 기준)가 5620억달러로 지난해(5727억달러)보다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월만 해도 한은은 수출규모가 작년보다 3.1%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3개월 만에 수정에 나선 것. 전망치대로 진행될 경우 국내 수출은 2012년 -1.3% 성장을 기록한 후 3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내게 된다.

1960년대 이후 1990년까지 국내 수출은 매년 증가하며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역할을 해왔다. 이후 수출이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8년(-2.8%), 2001년(-12.7%), 2009년(-13.9%), 2012년(-1.3%) 등 4차례뿐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수출은 3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1월 -0.7%, 2월 -3.3%, 3월 -4.2% 등 감소폭도 커지고 있다. 결국 1분기 수출액은 1336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입도 1324억달러에서 1122억달러로 15.3%나 급감했다.

수출 감소는 유가 하락, 각국의 환율전쟁과 더불어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의 요인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진행된 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제품 수출가격이 내려간 데다 유로존과 중국, 일본 등 각국이 금리를 인하하고 자국 통화가치를 낮추면서 우리나라의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입혔다는 풀이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전망이 밝지 않다는 것이다. 환율, 중국의 성장 둔화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한국 수출 비중에서 25%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는 국내 수출 성장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게 한다. 중국은 최근 들어 부동산경기 부진과 과잉설비 조정 등으로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이런 영향으로 1분기 대(對)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했다. 한국은행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7.1%에서 최근 6.9%로 낮추기도 했다. 중국 경제성장률 1%포인트 하락은 한국의 중국 수출 증가율이 0.13%포인트 하락하는 것과 같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의 불확실성 또한 국내 수출을 암울하게 전망하는 요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보면 최근 들어 원화가 다른 나라의 통화에 비해 달러에 대한 절하 폭이 작기 때문에 수출에서 불리한 영향을 주고 있다”며 “올해 여러 가지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국제유가 하락의 긍정적인 영향이 하반기부터는 수출 성장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생각보다 작을 수 있어 섣부르게 기대하긴 이르다는 분위기다.

한편 한은은 올해 수입규모도 1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 작년보다 6.4% 줄어든 492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예상한 올해 수입 감소율(6.4%) 역시 2009년(-25.8%)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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