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유도 위해 슬픈음악 연주와 함께 산악지대 삐라 살포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6·25 한국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참전해 3년간 전쟁현장을 직접 담은 미국 종군기자들의 생생한 기록물(사진)을 최초로 본지가 입수해 차례로 공개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UN(남한)군이 산악지대 살포했던 삐라를 소개한다.
삐라와 같이 눈여겨 볼 것이 적들을 위해 세레나데를 연주하고 있는 사진(본문 아래)이다. 이 사진은 남한군이 북한 금천 근처의 최전선 산계곡에서 슬픈 음악을 연주하면서 귀순을 독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뒤쪽 차량에 스피커가 설치돼 있고, 합성기를 잡고 귀순을 권하는 말을 하고 있다. 일부러 슬픈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감상에 젖게 만들어서 무의미한 희생을 하지 말고 항복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삐라도 산악지대에 정찰기를 통해 살포했다. 당시에는 헬리콥터가 귀한 데다 폭격의 위험이 커 정찰기로 삐라를 살포해 귀순을 유도했다.
삐라를 보면 맥아더 UN군 총사령관이 북한군 총사령관에게 북한군 포로를 인도적으로 보호하고 있으니, 우리 포로를 학살하지 말고 똑같이 대우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내용을 볼 수 있다. 특히 맥아더 장군의 친필사인이 들어가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삐라사진이다. 또 다른 삐라에는 맥아더 장군이 대한민국 병사들에게도 북한 귀순병을 인도적으로 대우할 것을 명령하고 있다.
그리고 ‘현명한 북한병사 세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삐라에는 3개의 사진이 있는데, 북한군 병사가 부상당한 것을 유엔군이 치료해줬고, 음식을 잘 먹으며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임으로써 귀순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삐라가 산악지대에 있는 북한군에게 귀순을 유도하는 데 크게 작용할 내용이라 주로 많이 뿌려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아군의 사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뿌려진 삐라도 눈에 띈다. ‘영웅적으로 싸우고 있는 자유대한 건설 유격대에 호응하라!’라는 표어와 ‘만고역적 김일성을 타도한다’라는 문구 앞에서 북한군을 제압하는 그림을 그려 사기 진작에도 신경 쓴 모습을 알 수 있다.
이 사진들은 정성길 명예관장이 미국 종군기자의 후손들로부터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어렵게 수집한 사진이다. 수집한 2000여점 중 선별한 100여점이 천지일보가 주최하는 전국순회전시를 통해 공개된다.
- [제59회 신문의 날 기념] 독립신문 창간호 등 해방前 언론 관련 사진 6점 단독 공개
- [제59회 신문의 날 기념] 독립신문 창간멤버이자 고종황제 밀사 이승만, 29세 모습 최초 공개
- [단독] 美종군기자가 촬영한 6·25 사진 입수… 3년간의 기록, 60년 만에 최초 공개
- [단독] 6.25 전장에서의 긴장된 순간에도 종군기자 사명 ‘찰칵’
- [천지일보 6.25 사진전] 엄마 잃은 피란민 어린이들(1950년 10월 21·26일 2차례 AP보도)
- [천지일보 6.25 사진전] 공포에 떠는 어린 학도병
- [천지일보 6.25 사진전] 작은 유랑자들(1951년 2월 5일)
- [천지일보 6.25 사진전] 총살에 통곡하는 부인과 가족(1951년)
- [천지일보 6.25 사진전] 추위와 굶주림에 울고 있는 피란민 아이(1951년 1월 16일)
- [천지일보 6.25 사진전] 어린아이가 보는 한국전쟁(1950년 12월 11일)
- 천지일보, 미국 종군기자가 본 한국전쟁 6.25사진 전시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