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부진 이겨내고 올시즌 부활 성공, 남아공 월드컵 출전 열망

소속팀 전북 현대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이동국과 부상과 부진을 거듭했던 마이클 오언(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180여일 앞두고 다시 ‘부활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공교롭게도 1979년생, 올해로 30줄에 들어선 두 스트라이커는 11년 전인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그야말로 ‘혜성’처럼 나타나며 축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으나 이후 심한 굴곡으로 특급 스타로 발돋움하지 못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프랑스월드컵을 통해 일약 ‘깜짝스타’가 된 오언은 지난 1997년 말레이시아에서 벌어졌던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4경기에 출전, 3골을 넣으며 이미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득점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던 선수였다.

만 18세의 나이로 프랑스월드컵이라는 큰 무대를 밟은 오언은 처음에는 벤치요원이었지만 루마니아와으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골을 넣은 이후 주전으로 발탁됐고 비록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이 무릎을 꿇긴 했지만 전반 16분 멋진 골을 성공시켜 ‘원더보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이동국 역시 마찬가지. 만 19세의 나이로 고교생에 불과했던 이동국은 당시 차범근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이 1무 2패로 탈락하는 바람에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진 못했지만 국내에서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밝은 미래가 보장될 것만 같았던 이들에게 21세기부터 시련이 시작됐다.

오언은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비교적 좋은 활약을 보여줬지만 프랑스월드컵 당시 보여줬던 강력한 인상에는 미치지 못했고 이동국은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름조차 받지 못하며 다른 동료 선수들이 4강의 기쁨과 군 혜택을 받는 모습을 힘없이 지켜보며 광주 상무에 쓸쓸히 입대했다.

오언은 이후 큰 기대를 모으며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지만 벤치에 앉아 있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잉여 선수’가 되고 말았고 결국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이적했으나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당한 큰 부상과 함께 팀의 챔피언리그(2부) 강등으로 대표팀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동국 역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독일월드컵에 출전하는 듯 보였지만 2006년 초 정규리그 경기를 치르다가 당한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으로 다시 한번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부상에서 완쾌된 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스브러로 이적했으나 벤치에서 시간을 죽이는 일이 잦았고 ‘역대 최악의 이적 선수’라는 오명을 쓴 채 성남 일화로 이적했지만 다시 반 시즌 만에 쫓겨나듯 전북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올시즌 들어 이들은 보란 듯이 재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언은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떠나 갈 곳이 없었으나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부름을 받으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으로 공백이 생긴 공격력에 힘을 불어넣었고 이동국은 생애 첫 정규리그 득점왕과 함께 소속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들에게 남아공월드컵은 멀기만 하다.

이동국의 경우 허정무 감독으로부터 계속 부름을 받고 있지만 주전 투톱은 박주영(AS 모나코)과 이근호(주빌로 이와타)에 밀려있는 상태. 이동국이 월드컵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면 내년 1월 남아공 루스텐버그와 스페인 말라가에서 실시하는 전지훈련에서 모든 것을 걸어야만 한다.

오언 역시 맨유에서 진가를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팀 동료 웨인 루니를 비롯해 저메인 데포(토트넘 핫스퍼) 등 경쟁자가 너무나 많다. 오랫동안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해 A매치 경기력이 떨어진 것도 문제다.

그러나 한국과 잉글랜드 모두 16강 또는 그 이상의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공격력 강화가 필수고 10년 이상 프로에서 뛴 이들의 경험은 그 어느 때보다도 소중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동국과 오언의 부활과 대표팀 재승선 여부는 남아공월드컵 판도 예측의 변수가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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