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몇 주만 있으면 2009년 기축년의 한 해도 막을 내린다.

해를 거듭할수록 경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연말연시를 맞이하는 서민들에게 한숨만 더욱 늘어나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든다.

또한 요즘 각 종단 소속 봉사단체들의 연말연시 자원봉사 사업현장을 가다 보면 자원봉사가 단체를 위한 홍보수단으로 전락하는 경우도 종종 나타나 어려운 이웃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최근 헌혈과 성금을 통해 백혈병 환우들을 돕는 모 봉사단체는 연말결산과 그간의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자원봉사자의 밤’을 개최했다.

단체는 그동안 펼쳐 온 사업을 결산보고를 통해 수입금과 기부금 등을 여러 파트로 나눠 몇 차례 발표했다. 수입금과 기부금 등이 발표되면서 당시 사업에 힘쓴 관계자들이 앞으로 나와 몇 차례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은 마치 “이 돈의 원천이 바로 나였다”라는 식의 생색이 역력한 모습으로 비치기까지 했다.

또 봉사단체에게 지원을 받은 환우가 직접 행사장에 나와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함을 표명했지만, 형식적인 인사 멘트는 구색 맞추기식 진행으로 보였다.

여러 사회단체들이 운영하는 자원봉사단체보다 종단 소속의 자원봉사단체들은 좀 더 경건한 마음으로 신(神)의 뜻을 봉사로 전달해야 한다는 의식을 전제로 단체를 이끌어나가야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도 덜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이 신(神)을 바라보는 입장은 무언가 조건 없이, 부담 없이 기대며 바라며 위로받는 존재이지 않은가.

헌데 종단 소속의 자원봉사단체가 ‘봉사’라는 이름을 걸고 생색내기에만 급급하다면 도움을 받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상처를 안겨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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