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교육청은 1일 남부청사 다산관에서 4.16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들의 약속’이라는 주제로 청렴콘서트를 개최했다. 세월호 유족과 시민단체, 교육계 인사 등이 패널로 참여해 세월호 참사 원인과 교육계의 변화 방향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교육청)

[천지일보 경기=배성주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지난 1일 남부청사 다산관에서 4.16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우리들의 약속’이라는 주제로 청렴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청렴콘서트는 이재정교육감을 비롯한 도내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교장, 도교육청 직속기관장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딱딱한 주입식 청렴교육에서 벗어나 세월호 유족과 시민단체, 교육계 인사 등 패널 4명이 참여해 세월호 참사 원인과 교육계의 변화 방향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먼저 세월호 참사의 원인과, 재발 방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단원고 희생자 김도언 양의 어머니 이지성씨는 “먼저 청렴 콘서트가 열린 이곳은 가슴 아프면서도 벅찬 자리다. 왜냐하면 도언이 꿈이 교사였는데 이루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면서 “‘왜 참사가 발생했는가?’ ‘왜 우리 아이들이 희생됐는가?’ ‘교육부와 교사는 왜 침묵하고 있는가?’”라고 울분을 삼키며 말했다.

이씨는 “(세월호 참사는) 청해진해운과 해수부 등 사고 원인에 여러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교육부와 정부에 책임이 있다. 배가 침몰하는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교육을 받아왔기에 그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며 “거짓과 부정부패 가운데 진실을 밝히지 않는 교육부, 돈으로 해결하려는 정부는 하루 빨리 세월호를 인양해서 명확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여기 계신 교장 선생님들이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 달라”며 거듭 호소했다.

이어 교육계에서 발생하는 부정부패 사건을 반성하고 청렴 문화 확산을 위한 방법에 대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토론이 진행됐다.

하지만 패널로 참석한 고상만 전 의문사진상규명위 조사관이 “10여 년 전 학교운영위 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평소 친분이 있던 교감이 자동차 트렁크에서 돈이 든 박카스 상자를 보여주곤 했다”고 말하자 일부 교장과 교감들은 “지금이라도 신고해라” “그만하고 내려와라”는 등 곳곳에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진행자가 중재에 나섰고 해당 패널은 “과거의 부정부패 관행을 사례로 든 것 뿐”이라며 “서로 잘못된 것을 인정하면서 투명한 교육을 만들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한 교장은 “우리는 학생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참사의 책임은 학생들에게 밖으로 나가지 말라고 방송을 한 선장과 선주에게 있다”면서 “국회에서 하루 빨리 법을 제정해서 법대로 처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수성고 김국회 교장은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말했던 것처럼, 교육계 만큼은 누구보다 깨끗해야 한다.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고 모든 아픔을 수용 하면서 아이들을 사랑하는 자세로 임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세월호 참사 이후 바뀌어야 할 교육계 근본 대책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재정 교육감은 “누구에게 책임을 묻기 전에 교육계가 잘못한 것이다. 안전교육의 부재, 관리 소홀, 거짓된 정보 전달 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줬고 구조가 늦어졌다”며 “‘이는 우리가 영원히 뼈저리게 가슴에 안고 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4.16 교육체제’로 바꾸겠다고 제시한 부분에 대해 이 교육감은 “4.16 교육체제는 국가주도가 아닌 교육 주도의 교육 자치이며, 협동. 협력하는 교육, 학생과 현장, 체험 중심의 교육”이라며 “현재 경기도교육연구원에서 준비 중에 있어 (발표) 시기는 정확히 말할 수 없으나, 올 한 해 동안 준비해서 단원고 학생들의 꿈과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교육체제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열린 청렴 콘서트는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취지로 마련됐지만 세월호 참사의 원인을 교육 관계자들에게 몰아간 점, 과거 일부 교사들의 촌지 문화 소개 등으로 교직원 간의 갈등만 키웠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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