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덕종어보 반환식에서 나선화 문화재청장, 기증자 외손자 프랑크 베일리, 시애틀미술관 킴멀리 로어샥 관장이 덕종어보를 바라보며 웃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조선 제9대 임금 성종이 세자 신분으로 일찍 죽은 아버지(추존왕 덕종)를 기리며 ‘온문 의경왕(溫文 懿敬王)’이라는 존호를 올리고자 제작한 덕종어보가 4월 1일 오후 2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반환식을 통해 최종 반환됐다.

이날 반환식에는 덕종어보를 시애틀미술관에 기증한 기증자의 외손자 프랑크 베일리(Mr. Frank S. Bayley) 씨와 시애틀미술관 킴멀리 로어샥(Kimerly Rorschach) 관장을 비롯해 나선화 문화재청장,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문화재청장과 시애틀미술관장의 기념 인사에 이어 덕종어보 반환에 합의하는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특히 이날 문화재청장은 기증자의 외손자인 프랑크 베일리 씨에게 감사패를 수여, 덕종어보 귀환에 적극 협조한 데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미술관 입장에서 소장품의 반환은 그리 쉬운 결정이 아님에도 시애틀미술관의 적극적인 협상 자세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주는 덕종어보의 특별한 의미를 잘 이해한 미술관 측의 결단과 기증자 유족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덕종어보의 보수(寶綬)는 2008년에 서울시중요무형문화재인 김은영 매듭장이 제작해 시애틀미술관에서 직접 매단 것이다. 보수 제작비는 원소장자의 손자인 Mr. Frank Bayley가 후원했다.

한편 덕종(德宗)은 왕에 추존되기 전에는 의경세자(懿敬世子)로 불렸다. 1455년에 세자에 책봉됐으나 병약해 20세에 요절했다. 이후 소혜왕후(昭惠王后) 한씨와의 사이에서 둔 둘째 아들인 잘산군 이혈(李娎)이 성종으로 추존됐다. 덕종이란 왕호(王號)는 성종 2년인 1471년에 추존된 것으로, 조선 역대 왕들의 계보에는 올라가 있지 않다.

덕종어보는 1924년까지 종묘에 보관되다가 반출된 후 故 토마스 D. 스팀슨이 1962년 뉴욕에서 구매한 것을 시애틀미술관이 1963년에 기증받아 보유해 왔다. 기증자가 별세하기 전 마지막으로 기증한 것이 덕종어보다.

덕종어보는 위엄 있고 단정한 모습의 거북뉴(龜紐, 거북 모양의 어보 손잡이)가 인판(印板, 도장 몸체) 위에 안정감 있게 자리 잡고 있다. 또 거북의 눈·코·입 등이 사실적으로 표현돼 조선 왕실의 위풍당당함과 굳건한 기상을 잘 나타내고 있다. 새겨진 글자인 보문(寶文)은 6자로 ‘온문 의경왕 어보(溫文懿敬王之寶)’라는 뜻이다.

▲ 1일 열린 덕종어보 반환식에서 기증자의 외손자인 프랑크 베일리 씨가 나선화 문화재청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문화재청장은 기증자의 외손자인 프랑크 베일리 씨에게 덕종어보 귀환에 적극 협조한 데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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