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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 전문기관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최근 한국종교와 종교인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의식을 심도 있게 분석한 조사결과를 내놓아 사회에 작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설문결과 가운데 관심을 끈 몇 가지 주제를 선정해 다시금 조명함으로써 한국종교의 현주소를 진단하고자 한다.

‘종교계 신뢰하지 않는다’ 50%
‘진리보다 교세 확장에 관심’ 비판
“종교 자체에만 전념하길 바란다”

불교에 바라는 점 ‘성직자 질 향상’
개신교 ‘지나친 전도 활동’ 거부감
천주교 ‘다른 부분 개입 자제’ 건의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한국 사회가 종교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최근 들어 부정적 여론이 더 많아지고 있는데, 이는 성직자와 종교인의 모습이 사회에 그다지 긍정적으로 비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보건복지포럼 3월호에 정해식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이 게재한 보고서 ‘사회통합의 결정 요인: 통합상태를 중심으로’에 나타난 사회통합 및 국민행복 인식조사(2014년 7월 7일~8월 20일 전국 19세 이상 75세 이하 성인 남녀 3648명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종교계를 신뢰하는 비율은 44.3%(매우 신뢰한다 6.5%, 다소 신뢰한다 37.8%)로 조사됐다. 반면 ‘거의 신뢰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50%로 국민 절반은 종교계를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올해 1월 펴낸 ‘한국인의 종교 1984~2014’에 나타난 종교인과 성직자에 대한 평가와도 통한다. 지난해 실시한 제5차 종교 조사(2014년 4월 17일~5월 2일 전국 만19세 이상 남녀 1500명 조사)에서 종교인이 ‘사랑과 자비를 베풀라는 말을 잘 지키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지키지 않는다(55%)’는 부정적 의견이 ‘지키고 있다(45%)’는 의견보다 많았다.

또 ‘품위가 없거나 자격이 없는 성직자가 많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87%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종교인·성직자에 대한 평가 ‘대부분 부정적’

‘대부분의 종교 단체가 종교 본래의 뜻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응답이 63%(매우 그렇다 13%, 어느 정도 그렇다 50%)로 ‘그렇지 않다(33%)’를 크게 앞섰다. 종교 단체가 참진리를 추구하기보다 교세 확장에 더 관심을 갖는다는 의견도 68%(매우 그렇다 23%, 어느 정도 그렇다 45%)로 ‘그렇지 않다(별로 그렇지 않다 24%, 전혀 그렇지 않다 4%)’는 의견보다 많았다.

종교 단체의 바람직한 참여 범위를 묻는 질문에는 ‘종교 자체에만 전념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절반 이상(58%)으로 나타나, 종교 단체의 정치 혹은 사회·문화 분야 활동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이로 볼 때 종교인·성직자에 대한 사회의 평가가 그다지 좋지 못하며, 종교 단체가 종교 본래의 의미를 찾고 종교 활동에 전념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주요 종교에 건의하고 싶거나 시정했으면 하고 바라는 점도 이와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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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에 바라는 것 “종교 본래의 의미 찾길”

한국갤럽이 종교 단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자유응답 방식으로 주요 종교에 대한 건의 사항을 받은 결과, 불교는 ‘성직자의 질적 향상(5%)’과 ‘헌납 부담·강요(5%)’, 개신교는 ‘지나친 전도 활동(9%)’, 천주교는 ‘종교 이외 다른 부분 개입 자제(5%)’가 가장 많이 지적됐다.

구체적으로 불교에 대한 건의사항은 ‘성직자의 질적 향상(5%)’ ‘헌납 부담·강요(5%)’ ‘사회봉사·이웃사랑 실천(3%)’ ‘종파 간 화합(3%)’ ‘종교 이외 다른 부분 개입 자제(3%)’ ‘타 종교 비방 자제(2%)’ 순으로 나타났다. ‘성직자의 질적 향상’ 문제는 2004년 1%에 불과했으나 이번에는 5%로 늘었다.

그 외 소수 응답으로 ‘종교 시설 위치의 비접근성’ ‘교리 실천 부족’ 등이 있었으며 전체 응답자의 74%는 의견을 유보했다.

개신교에 대한 건의 사항으로는 ‘지나친 전도 활동(9%)’ ‘헌납 부담·강요(6%)’ ‘타 종교 비방 자제(4%)’ ‘지나친 교세 확장과 권력 남용(4%)’ ‘사회봉사·이웃사랑 실천(2%)’ ‘성직자의 질적 향상(2%)’ ‘종교 이외 다른 부분 개입 자제(2%)’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나친 전도 활동’은 2004년 4%에서 이번에 9%로 증가해 최근 10년간 개신교의 전도 활동에 대한 거부감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소수 응답으로는 ‘종교 비리 근절’과 ‘투명한 재정’ ‘종파 간 화합’ 등이 있었으며 전체 응답자의 65%는 의견을 유보했다.

천주교에 대해서는 ‘종교 이외 다른 부분 개입 자제(5%)’가 가장 많이 지적됐고 그 다음으로는 ‘헌납 부담·강요(3%)’ ‘사회봉사·이웃사랑 실천(3%)’ ‘지나친 참여와 교리 강요(2%)’ ‘성직자의 질적 향상(2%)’ 순으로 나타났다. ‘종교 이외 다른 부분 개입 자제’ 지적은 10년 전 1%에 그쳤으나 최근 천주교 관련 단체가 정치나 사회 현안에 대해 시국선언 등으로 적극적 입장 표명을 하며 활동 범위를 넓힌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그 외 소수 응답 중에는 ‘교리 실천 부족’ ‘타 종교 비방 자제’ ‘지나친 전도 활동’ ‘지나친 교세 확장’ ‘지나친 권력 남용’ 등이 있었고, 전체 응답자의 80%는 의견을 유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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