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년 개성 군사분계선 현장만 컬러사진으로 다량 촬영
후손들이 변색되지 않게 보관 ‘놀라워’
“선친들의 업적 진실 되게 보여줬음 해”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6·25 한국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참전해 3년간 전쟁현장을 직접 담은 미국 종군기자들의 생생한 기록물(사진)을 최초로 본지가 입수해 공개한다.
기록사진연구가인 정성길(계명대 동산의료원) 명예관장으로부터 미국 종군기자들이 촬영한 6·25 사진 기록물 100여점을 제공받아 전시에 앞서 일부를 공개한다.
정 관장에 따르면 당시 미국 종군기자들은 1950년 9월 17일 인천 월미도로 한국을 상륙한 뒤 평택과 오산에서 미국 제2기합사단과 미7보병사단에 합류, 수원성을 거쳐 서울로 들어오는 과정에 주로 촬영했다. 전쟁터에서 전쟁을 치르는 긴박했던 순간부터 눈물에 젖게 만드는 피란민의 처절했던 순간의 모습을 대부분 사진에 담았다. 이들이 찍었던 사진은 무려 약 4만장에 달할 정도로 매순간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았다.
정 관장은 이 사진을 종군기자들의 후손을 통해 지난 2005년부터 수집하기 시작해 2010년까지 부분적으로 계속 모아왔고, 2천장 정도를 얻었다. 이후 일체 공개하지 않다가 분단 70주년을 맞은 올해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동시에 6·25와 관련해 제대로 된 역사인식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본지를 통해 최초 공개하게 됐다.
특히 놀라운 점은 1951년 개성을 중심으로 군사분계선을 확인하는 순간만큼은 다량의 컬러사진으로 남겼는데, 5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색이 매우 선명할 정도로 거의 탈색 또는 변색되지 않게 잘 보관됐다.
아울러 눈여겨 볼 점은 다른 사진들은 흑백인데 비해 유독 1951년 최전방 개성에서의 휴전회담과 군사분계선을 확인하는 장면만은 다 컬러사진이다. 북한과 연합군이 코앞에서 대치한 상황, 인민군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나 얼굴표정이 카메라 앵글에 잘 잡혔고, 인민군의 군복 색상이 최근인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생생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이에 정 관장은 “일부 사람들에게 보여줬는데, 최근에 찍은 것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다. 6·25사진이 흑백도 보기 힘든데 컬러로 본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당시 컬러사진이 희귀했기에 귀중한 시기인데, 군사분계선과 판문점 등에서 벌어지는 장면에 대해서만 작심하고 컬러필름으로만 다량을 찍었다. 그만큼 군사분계선을 나누는 사건에 비중을 얼마나 크게 뒀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 설명했다.
조금이라도 땅을 더 차지하기 위해 38선 최전방을 중심으로 고지쟁탈전의 치열한 전투가 한창일 때, 다른 한쪽 개성에서는 평화를 유지하면서도 군사분계선 설치에 유리한 입장을 위해 휴전회담이 벌어졌다. 휴전회담은 1951년 7월 10일부터 2년간 지속돼 1953년 7월 27일에야 결국 정전협정을 체결했다. 이 컬러사진은 판문점서 휴전협상을 하는 동안 창밖에서는 국제 언론기자들의 취재열기로 가득하고, 개성에서 군사분계선을 확인하는 장면은 긴박했던 남북 심리전을 엿볼 수 있다.
정 관장은 “종군기자 후손들이 자신의 선친들이 찍어놓은 귀중한 기록물을 당시 전쟁을 직접 겪었던 이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진실하게 잘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제공해줬다”며 얻게 된 배경을 간단히 밝혔다. 이어 “그 덕분에 우리가 6·25 당시 실상을 재조명 할 수 있게 됐으므로 목숨을 걸고 자료를 남긴 종군기자와 또 이를 잘 보관해 준 그들 후손들에게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같이 6·25전쟁의 생생한 모습을 담고자 65년 전 목숨을 걸고 전쟁터에 직접 뛰어든 미국 종군기자들이 있었다. 이들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들 덕분에 우리는 지나온 귀중한 역사의 한 현장을 지금 이 순간 눈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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