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사 땐 매출 20조 철강기업 탄생… 포스코와 양강구도
양사 대주주 현대차 계열사… M&A에 큰 어려움 없을 듯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 강판 사업부문을 합병한데 이어 나머지 사업부문까지 합병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3년 말 현대하이스코로부터 냉연사업을 가져오면서 노른자위로 평가되는 해외 가공센터만 남겼지만, 양사의 합병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또한 현대제철은 지난해 10월 동부특수강을 인수했고 올해는 선박용 엔진과 석유화학 설비용 단조부품을 생산하는 SPP율촌에너지도 사들이는 등 몸집을 빠르게 불리는 중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 27일 “하이스코의 해외 스틸서비스센터 등을 합병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그러나 합병 범위나 일정 등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양사가 실제로 합병하게 될 경우 매출 20조원 규모의 대형 철강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연결기준 매출 16조 7624억원, 영업이익 1조 4911억원을 달성했다.

하이스코는 매출 4조 2143억원, 영업이익 3516억원을 기록했다. 각사 실적을 합산하면 합병 법인의 매출은 21조원, 영업이익은 1조 8500억원에 이른다. 현대제철의 시가총액은 8조 5000억원, 현대하이스코는 1조 3000억원대로 10조원에 육박한다.

양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국내 철강업계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조강생산능력도 약 3000만톤으로 확대된다. 세계 철강회사 순위로 따져도 무난히 10위 안에 들어선다.

업계 맏형인 포스코와의 격차도 줄어든다. 지난 26일 종가 기준 포스코의 시총은 22조 1890억원이며, 매출은 65조원 규모다.

현대하이스코는 미국과 중국·인도 등 전 세계 11개국에 위치한 스틸서비스센터를 통해 자동차용 철강재를 판매하고 있다. 반면 현대제철은 자체 판매망이 없다. 결국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와 합병하게 하면 기존 포스코에 비해 뒤처진 해외 판매처를 직접 거느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열연을 생산해 현지에 공급하는 현대제철과 이를 원자재로 자동차 강판인 냉연을 만드는 현지 스틸서비스센터 간의 공급체계 구축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오랜 기간 현지 사업을 진행한 스틸서비스센터들의 안정적인 현지 유통망도 강점으로 꼽힌다.

합병은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하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 대주주 모두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만큼 인수·합병(M&A)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하이스코의 최대주주는 현대차(29.37%)이며, 현대제철의 최대주주도 기아차(19.78%)다. 정몽구 회장도 현대제철의 주식 11.84%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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