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종교계를 걱정하는 3대 종교의 학자들이 서울 종로구 사간동 화쟁문화아카데미 사무실에서 ‘종교를 걱정하는 불교도와 그리스도인의 대화, 제1부 무엇이 걱정인가? - 개신교의 배타주의와 타자의 악마화’를 주제로 제2차 종교 포럼을 개최한 가운데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연구실장이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화쟁문화아카데미 ‘개신교의 배타주의와 타자의 악마화’ 종교포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28일 종교계를 걱정하는 3대 종교의 학자들이 서울 종로구 사간동 화쟁문화아카데미 사무실에서 ‘종교를 걱정하는 불교도와 그리스도인의 대화, 제1부 무엇이 걱정인가? - 개신교의 배타주의와 타자의 악마화’를 주제로 제2차 종교 포럼을 열었다.

이날 주발제를 맡은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연구실장은 개신교의 역사를 통해 배타성을 살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개신교 내 배타주의가 일어난 기원은 4세기경이다. 당시 배타적인 개신교인들의 적대감 때문에 무수한 이단들이 발명됐고, 이웃 종교들은 이교도로 낙인 찍혔다. 이들에 대한 무차별 폭력과 학살, 재산 몰수 등이 대대적으로 벌어졌다.

한국개신교의 배타주의 역사는 해방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5~1960년 한국 개신교는 월남 목회자를 중심으로 주류를 이룬다. 반공주의를 앞세운 당시 개신교는 20세기 최악의 배타주의적 종교의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인 사건이 제주에서 민간인 1만명 이상이 학살된 ‘4.3 사건’과 1950년 황해도에서 3만 5000명의 민간인이 학살된 신천대학살 사건이다.

이후 1960~1990년 초고속 성장 시기를 거친다. 이후 개신교는 성장이 주춤하며 규모적인 위기에 처한다. 또 규모 문제와 아울러 권위에 대한 개혁의 문제가 대두됐다. 개신교는 성직자의 성추행사건, 공금 횡령과 배임, 돈세탁 사건 등 퇴행적 행보가 두드러지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령층의 월남 목회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출현은 배타주의적 경향 강화의 중요한 계기로 작용했다. 이들의 위상은 한국교회 전체를 다시 이념 프레임으로 재편했다. 이후 강조된 개신교의 배타주의는 현대 개신교의 쇠퇴에 대한 위기적 의식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방법이 됐다.

김 연구실장은 “구원의 종교임을 주장해온 개신교는 사람들의 갈망에 다가가는 종교가 되기는커녕 그런 상황에 놓인 이들의 마음속에 증오를 심고 있다”며 “이 때문에 어떤 사람들에게는 자신의 절망적 위기를 타자화된 적에 대한 증오의 행위에 몰입하게 된다”고 분석하며 한국 개신교의 현실을 걱정했다.

화쟁문화아카데미 조성택 소장은 각 종교의 배타성과 관련해 “어느 종교든 신앙적인 측면에서는 배타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인류의 본성이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사적인 영역 신앙은 배타적일 수 있다. 하지만 공적인 영역인 종교는 시민사회에서 룰이 필요하다. 공적인 영역에서는 표현의 제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해방신학연구소 김근수 소장은 “유일신론이 배타주의를 강화하는 이론적인 근거로 나쁘게 사용된 것 같다”고 추정했다. 그는 “유일신에서 말하는 하느님이 교회 조직을 위한 하느님 보다 가난하고 약한 자의 하느님이라는 측면을 강화해야 배타주의가 줄어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이 경전에 대한 해석이 배타성을 강화한다는 의견에 대해 조성택 소장은 “정전(正典) 문제가 바로 이단을 만들어가는 배경이 된 것 같다”며 “불교도 기독교를 배경으로 하는 19세기 서양의 학자들이 기독교식으로 불교 경전을 정리하면서 ‘정전’개념이 나오고, 외도(外道) 문제가 대두됐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에는 개신교계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실장이 나섰다. 불교계 조성택 화쟁문화아카데미 대표와 가톨릭계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은 토론에 참여했다. 사회는 성해영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가 맡았다. 오는 11월까지 9차례 걸쳐 진행되는 이번 포럼의 다음 시기는 4월 25일이다. 김근수 소장이 ‘가톨릭의 권위주의’에 대해 발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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