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윤 소설가

 
송나라는 몹시 작은 나라이다. 본디 은나라의 후예인데 은나라에 대한 제사가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제후로 봉함을 받은 나라다. 따라서 그 작위는 최고의 공작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나라의 기반이 약했다. 더구나 지리적으로 남북 양대 세력 사이에 끼여 있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입어 국위를 크게 떨치지 못했다.

이 작은 나라를 배경으로 패자가 되겠다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한 것이 양공이다.

그의 재위 기간은 기원전 650~637년이었다. 이때의 제후들을 살펴보면 제에는 환공, 효공, 진(晋)은 혜공, 진(秦)은 목공, 초는 장왕이었다. 이들 사이에 끼어든 것이 양공이다.

송나라 환공이 재위 30년에 병으로 쓰러졌다. 이때 태자인 자보는 이복 형인 목이에게 왕위를 양보하고 싶다고 제의했다. 그러나 환공은 태자의 생각이 훌륭하다고 인정했으나 그 뜻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듬해인 31년 봄 환공이 세상을 떠나자 태자 자보가 왕으로 즉위했다. 그가 바로 양공이다. 양공은 목이를 재상으로 맞이했다.

바로 그즈음 제나라 환공이 제후들을 규구에 불렀다. 양공은 아직 선왕의 장례를 마치지 못한 형편이었으나 그 자리에 참석했다.

송나라 양공 7년 나라에 천재지변이 잇달았다. 폭우와 더불어 하늘에서는 운석이 떨어졌다. 이어서 거센 바람이 불어 역(날개가 몹시 강한 물새)조차도 그 강풍을 견디지 못해 바람에 휩쓸려 버렸다.

그 이듬해 제나라 환공이 세상을 떠났다. 그러자 송나라 양공은 자신이 제나라 환공 대신에 천하의 패자가 되겠다고 야심을 품었다.

4년 뒤 어느 봄날 양공은 자기 영토에 있는 녹상으로 초왕을 불렀고, 자신이 제후들의 맹주가 될 것에 대해 이해를 촉구했다. 그러자 초나라 성왕은 그것을 인정하는 뜻을 나타내었다.

그러나 송나라 재상 목이가 반대를 했다. “작은 나라는 작은 나라로서 갈 데가 있습니다. 맹주가 되고자 한다면 반드시 화를 입을 것입니다.”

목이는 간곡하게 양공을 만류했으나 그는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해 가을에 제후들을 송나라 영토에 있는 우로 초청하여 맹세했다.

“아, 졸렬한 일이 되고 말았다. 이런 야망이 제후들에게 통할 리가 없다.”

목이가 한탄한 예상이 들어맞았다. 초왕은 맹세의 자리에서 양공을 사로잡았고 송나라를 공격했다. 같은 해 겨울이 되어 제후들이 박에서 맹세했을 때에야 양공은 간신히 풀려났다. 목이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양공 13년 여름 양공은 초나라의 속국인 정나라를 공격하게 되었다. 그 때 목이는 다시 한탄했다.

“아, 이것으로 송나라도 끝장인가?”

과연 가을이 되자 초나라는 정나라를 구하기 위해 송나라를 공격했다. 양공은 나아가 싸우려고 했다.

“하늘은 옛날에 우리 상(商)을 버렸습니다. 아무래도 가망이 없습니다.” 목이가 죽음을 무릅쓰고 나서서 말렸으나 양공은 듣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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