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유감스럽게도 최근에 군에서 터져나오는 각종 비리에 사관학교 출신 현역장군들과 예비역 장군들, 장교들이 줄줄이 연루되는 불명예스러운 사건들을 대하며 국민적 실망을 갖게 된다. 특히 통영함 비리 혐의로 H 전 해군 참모총장이 구속수감됐고, J 전 해군 참모총장도 이미 뇌물사건으로 구속돼 해군의 명예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비리의 내용이 2009년 해군의 전투력 증강과 관련된 통영함에 장착할 음파탐지기 시험평가 결과서에 부실물품임에도 불구하고 결재해 구매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해군력은 북한의 해군력에 비해 절대 열세인 점에서 해군력을 육성할 책임자인 참모총장이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비리를 저지른 것은 이적행위(利敵行爲)라고 비판받아 마땅할 것이다.

남북의 해군력을 비교해보면 중과부족(衆寡不足)이라고 할 정도로 북한 해군보다 취약하다고 평가된다. 그렇기에 해군에게 신형함정 1척 증강은 해군전력에 매우 중요한 의미이며, 특히 잠수함 전력의 열세로 인해 대잠함 공격능력을 갖춘 통영함 같은 최첨단 구축함은 배치가 시급한 함정인 것이다. 그런데 이 구축함을 이용해 방산비리를 저질렀다는 것은 개인의 사건이기 이전에 해사 출신의 안보관과 윤리관을 성찰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공군에서도 18조원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 KF-X와 관련해 기종선정이 계속 표류하는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데 이에 대한 내외적 시각이 결코 곱지 않다고 할 것이다. 육군에서도 사단장의 여군부사관 성추행 사건과 현역 대령의 부하장교 동성추행 사건 및 방탄조끼 불량품 납품 사건 등 육사출신 장교가 관련된 낯부끄러운 사건이 계속 불거져 나오고 있다.

동서고금에 장교는 국가의 간성이라 해 특별한 선발, 교육, 보직 및 관리를 한다. 군인은 단순히 일하고 월급 받는 직장인이어서 안 된다. 고도의 명예심과 도덕성 그리고 윤리의식을 가지고, 유사시에는 국가안보를 위해 죽음도 불사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사관학교 출신들은 군을 책임지라고 부여한 소명의식을 저버려서는 안 되며, 다시는 사리사욕에 반국가안보의 범죄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

끝으로 전후방 각지에서 묵묵히 부여된 임무에 혼신을 다하는 군장병의 노고를 격려하며, 최근 잇단 방산비리에 사기가 저하되지 않기를 성원하고자 한다. 다시 한 번 육·해·공군사관학교 출신들의 호국간성으로서의 맹렬한 각성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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